사람이 가장 큰 재산

송씨는 첫 프로그램과 출연인연이 많다. MBC TV의 ‘웃겨보세요’의 첫 공개녹화 방영 때도 출연해 한몫 단단히 했다.

1970년대 들어서 TBC가 개국을 하고, 그는 전매특허랄 수 있는 ‘가로수를 누비며’ 등 교통 관련 방송을 시작했다. 그는 평생을 한번도 쉬지 않고 야외공개무대나 전파 영상매체에 출연해왔다. 일을 쉬겠다고 하면 또 요청이 오고, 거절할 수 없어 진행을 맡다보면 어느새 프로는 안정권에 들어서고, 시민의 다정한 이웃으로서 인기 프로가 되었다. 그 비결이 어디에 있을까.

“흔히들 그러지요. 나이 50만 되어도 은퇴를 하는데 송선생님은 그 나이 들어서까지 현역에서 맹활약중이니 무슨 비결이 있냐고 물어요. 그럴 때마다 ‘나의 총재산은 사람을 아는 것’이라고 대답하죠. 사실 사람을 많이 아는 것만큼부자가 따로 없다고 생각해요. 사람과 친하다는 게 나이를 많이 먹은 사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요. 오히려 윗사람과 친하기보다는 현역의 젊은이들과 더 가까이 지내왔어요. 그러다보니 잊지 않고 찾아줍디다.”

생김새 대로 누구든지 좋아하고, 또 누구에게든 편안하게 대하다보니 저절로 사람이 모이더라는 것이다.

“현대그룹 창업자이신 아산 정주영 회장과 각별히 지냈어요. 그분이 어느 날 그래요. 자동차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그 차 못쓰겠더라’고 몇몇 사람이 나쁘게 말하면 회사가 멍들고, 그런 사람이 수십 명에 이르면 회사가 망하게 된다고요. 사람을 만나지 않으니 오해가 생긴다는 뜻으로 그런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사람을 사귀면 이쪽의 사정도 알리게 되고 상대방의 입장도 이해할 수가 있는 것이지요. 한국사회는 특히 인연의 사회고, 관계의 사회 아닙니까.”

송씨는 사람 많이 아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사람을 사귄다는 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내가 먼저 상대를 알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야지요. 그런 자세와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는 유명한 사람만 찾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한다. 실무자와 가까이 지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것이 인간적으로든 비즈니스든 좋은 투자가 된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 인연을 맺은 MBC TV PD 출신 진필호씨와 평생 우정을 나누고 있습니다만, 이런 일이 있었어요. 그가 진행하는 프로 중에 ‘그리운 노래대전’이 있었어요. 그런데 단역까지 위에서 관여를 하는 거예요. 담당 PD가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뭐 이런 경우가 있냐는 생각이 들어 프로의 한 코너물인 주택복권 추첨 생방송 시간에 ‘사정상 이 프로를 더 이상 맡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해버렸습니다. 회사가 시끌벅적했죠. 프로그램 개편 때도 아닌데, 또 그런 멘트를 할 시간도 아닌데 왜 저러나 하고 요란법석이 났죠.”

그같은 항의 멘트로 본의 아니게 송씨는 많은 불이익을 당했다. 막상 잘리고나서 후회를 하기도 했지만 친구를 응원했다는 점에서 지금도 가슴 뿌듯하게 생각한단다. 남자가 의리를 지키기 위해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영광의 훈장이지 밑지는 투자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을 아는 것이 좋은 장사라는 뜻으로 말씀을 하셨는데 거기에는 여성도 포함됩니까. 전국을 돌면서 여성과도 가깝게 사귈 기회가 많았을텐데요.

“하하하. 단 한 건도 없습니다. 너무 친하면 그런 것 없어요. 시골 오라버니 삼촌 형님으로 통하는데 그런 염문이 있겠습니까.”

그는 ‘전국 노래자랑’ 녹화가 끝나면 동료들과 함께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며 피로를 푼다. 이렇게 동료들과 함께 즐기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염문 운운하는 일은 절대로 생길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즐겨 부르는 노래는 ‘망향가’ ‘아주까리 등불’ ‘내 마음 별과 같이’라고 한다.

-노래방이나 술집에 가다보면 짓궂은 사람들도 만날 수 있을텐데요. 그런 경우 어떻게 처신합니까.

“같이 어울리죠. 하지만 정도가 지나친 경우가 있어요. 자기들 자리에 와서 한잔 하자는 거예요. 그래서 한잔 받아먹고 한바탕 즐기는데 또 술을 주는 거예요. 그들은 반갑다고 주지만 받아먹는 입장에서는 고역이죠. 나는 한 사람이지만 그들은 너댓 명이 돼서 각자 한잔씩 건네는 술을 마시다보면 소주 한 병이 거뜬히 비워져요. 그래서 사양을 하면 ‘언제부터 컸냐’는 식으로 나오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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