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대에 도착한 유영철이 계속 살해 부분에 대해 오리발을 내미니까 마냥 체포한 채 둘 수 없어서 어쨌든 다른 죄목을 만들어야 했는데요. 2004년 2월에 유영철이 위조한 경찰관 신분증으로 제 업소 기사와 아가씨에게서 39만원을 뜯어간 적이 있어요. 일단 공무원 자격 사칭과 강도 혐의로 그놈을 경찰에 묶어두면 되겠다고 꾀를 냈죠. 그래서 바로 그때 피해를 본 제 승용차 기사와 김씨를 부른 거죠. 물론 김씨가 그때 피해를 본 아가씬 아니지만 다급해서 그때 피해를 본 것처럼 위장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제가 유영철이 체포될 때 가지고 있던 물건을 보니까 지갑과 여성용 아가타 시계, 휴대전화, 뭐 이런 게 있었는데 그놈은 그걸 모두 길에서 주웠다고 거짓말을 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형사들과 지갑을 살펴보니까 이상한 금목걸이 같은 게 묶여 있어요. 김씨가 기수대에 왔길래 ‘이게 뭔지 아느냐’고 물었더니 그 자리에서 땅을 치며 대성통곡을 하더니 ‘이거 임OO 거야. 내가 사준 금발찌야.’ 처음엔 전 김씨가 연극을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진짜래요. 시계도 임씨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때부터 수사가 급물살을 탔죠. 유영철이 꼼짝없이 걸린 거죠. 그래도 끝까지 오리발을 내미는 유영철을 강 대장님이 신경전 끝에 박살낸 일화는 잘 알려진 거구요.”
▼ 휴대전화는 누구 겁니까.
“다른 여성의 것이었어요. ‘5843’ 말고요. 유영철의 진짜 자기명의 휴대전화는 뒷자리가 ‘1818’로 따로 있었죠. 그놈은 뭐가 그리 불만인지 e-메일 ID도 1818이고 뭐 번호 써야 할 게 있으면 모두 1818이에요. 심지어 아가씨 몸 대부분을 17~18토막 냈어요(경찰백서). 그런데 그때 그 휴대전화로 벨이 울린 거예요. 일단 전화를 받았죠. 그런데 상대편에서 웬 남자가 ‘영철아’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전 엉겁결에 ‘그래’ 그랬죠. 그랬더니 ‘야, 우리 또 한 건 해야지’ 그래요. 제가 가만히 있었더니 그쪽에서 ‘너 누구야’ 그러더니 전화가 딱 끊겼죠. 그때 확신했죠. ‘공범이 있구나’ 하고.”
엇갈리는 수사진과 제보자 증언
▼ 경찰은 당시 최종적으로 단독범행으로 결론 내렸는데요. 공범이 있다는 증거가 또 있습니까?
“우리가 최초로 신고했던 강남구 역삼동 아가씨 말입니다. 유영철이 경찰관 행세하며 단속한다며 납치해 죽인 아가씨 말이에요. 그때 그 아가씨가 전화를 했을 때 택시기사도 한패라고 그랬잖아요. 저는 그놈이 휴대전화로 전화를 건 사람이라고 확신합니다. 증거는 또 있어요. 제 업소 기사가 2004년 2월에 경찰관을 사칭한 놈에게 아가씨를 데려다줬다가 단속에 걸려 돈을 뜯겼다고 했잖아요. 그때 제 기사가 모텔 밑에서 차를 대기하고 유영철을 기다리던 사람을 봤대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유영철이 이 어마어마한 범행을 혼자 저질렀다고 보지 않습니다.”
강대원 전 대장은 “당시 공범이 있는지 백방으로 수사했지만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정씨가 하는 말의 대부분은 신빙성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씨는 이에 대해 “우리는 5명이다. 김씨도 다 들었다. 어떻게 내 말이 거짓말일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기자는 유영철 사건 당시 제보자 5명을 모두 만나보려 했지만 정씨를 제외한 4명 중 3명은 이러저러한 죄를 짓고 감옥에 있었다. 김씨는 정씨의 진술에 대해 “틀린 부분이 없다”고 동의했다.
강 전 대장은 “유영철 사건에는 내 인생과 형사생활 30년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내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본 영화와 책이 곧 나온다. 가제목은 ‘형사 25시’다. 거기에 담긴 게 진짜 유영철 사건의 진실”이라고 했다. 과연 누구의 말이 옳은 것일까. 어쨌든 유영철 사건은 영화‘추격자’때문에 다시 한번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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