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하기, 표현하기, 고쳐쓰기

‘계획하기’ 단계에서는 무엇보다 글쓰기의 수사적 맥락을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쓰기의 목적이 무엇인지, 독자가 누구인지, 독자가 어떤 내용을 기대하는지에 대한 탐구 과정을 바탕으로 어떤 내용을 쓸 것인가(내용 중심)와 실제 글쓰기 과정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시행 중심)의 계획을 세우도록 한다. 직관의 소리에 귀기울이면서 글쓰기의 목표를 가능한 한 조작 가능한 구체적인 것으로 설정하고 동료의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아이디어 생성하기’ 단계에서는 목표 지향적으로 주제와 관련해 가능한 한 많은 아이디어들을 확산적으로 끄집어내는 데 주목한다. 브레인스토밍이나 마인드 맵 등의 방법을 활용하여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생성된 아이디어를 자기의 말로 다시 정리해 보기도 하고 좀더 체계를 세워서 심층적으로 주제를 탐색하기도 한다. 이 아이디어 생성하기 단계에서는 푹 쉬면서 아이디어 자체에 대해 숙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이디어 조직하기’ 단계에서는 생성된 아이디어를 수렴해서 질서정연한 체계로 정련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아이디어 생성하기 단계에서 확산적으로 끄집어낸 아이디어들의 목록을 가지치기(clustering)해 가는 방법을 통해 수렴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생각의 요지를 드러내는 핵심 어휘를 확정하기도 하고, 정리된 아이디어를 자기 말로 요약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보기도 하고, 개념 구조도나 개요 작성을 통해 논리를 구체화하기도 한다.
‘표현하기’ 단계에서는 독자의 반응을 예상하면서 독자와 공유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독자 중심의 글 구조를 개발하도록 한다. 표현하기 단계에서는 글의 띄어쓰기, 맞춤법, 문법 등의 형식적 특질보다는 내용에 주목해서 ‘얼른쓰기’ 기법 등을 활용해 일단 초고를 작성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필자 중심의 글을 독자 중심의 글로 전환하는 데 주력한다.
‘고쳐쓰기’ 단계에서는 완성된 초고를 중심으로 글과 글쓰기 목적을 재검토하고 문제점을 찾아서 진단하고 교정하는 데 주력한다. 이 고쳐쓰기 단계에서는 글의 내용적 측면뿐만 아니라 형식적 측면의 문제점들을 글의 효용성 차원에서 점검하고 명확한 글이 되도록 문장을 다듬는 작업이 중요하다. 이 고쳐 쓰기 과정에서 유용하게 적용해 볼 수 있는 문장 구성 원리 몇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문장은 되도록 짧게 써라.
-주어를 갖춰서 쓰도록 하라.
-수동형 문장은 피하고 능동형 문장으로 쓰도록 하라.
-불필요한 단어는 과감하게 삭제하라.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하는지 확인하라.
-문장에서 꼭 필요한 성분이 빠져 있지 않은지 확인하라.
-조사를 정확하게 사용하라.
-문장 간의 연관성에 주목하라.
-문장 간의 연결 장치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라.
-모호한 문장은 피하라.
-단락을 중심으로 글을 구성하라.

사실 이러한 문장구성원리 중심의 글쓰기 지도는 글의 효용성 측면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글쓰기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게 해 주는 응급 처방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글쓰기란 어려움이 수반되는 고통스러운 과정임에 틀림없지만 이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들만 익힐 수 있다면 누구나 정복할 수 있는 산과 같다. 글쓰기 과정을 통해 사고하고,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하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면 이 글쓰기 작업은 성공적인 삶을 사는 데 가장 든든한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글쓰기를 통해 어떻게 하면 내 학생들에게 힘을 갖게 할 것인가. 작문 강의실에 들어갈 때마다 맛보는 즐거운 고민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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