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의 기술샷 다듬기
최경주가 미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두둑한 배짱과 자존심, 정신력, 그리고 누구 못지 않은 연습량이다. 언제나 연습장에 가장 늦게까지 남아있던 그는 미국투어에서 연습벌레로 통한다. 최경주는 이전에 누구에게서 특별레슨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는 ‘독학파’다. 타이거 우즈가 잭 니클로스나 톰 왓슨, 아널드 파머 등 유명 프로들의 장점만을 골라내 그대로 흉내내보고 연습한 것처럼, 최경주는 자신과 체형이 많이 닮은 웨일즈의 스타 이안 우스넘을 모델로 스윙연구를 했다. 우스넘이 샷하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반복해서 보면서 훈련했던 것.
-비거리 때문에 기량에서 밀린다는 생각, 애초에 싸움이 안된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나요.
“데뷔 첫해에는 연습장에서 드라이버를 때릴 때 창피해서 얼굴을 붉힌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타이거 우즈나 필 미켈슨 등이 옆에서 치는 것을 보면 마치 대포알이 날아가는 것 같았으니까요. 이제는 드라이버 거리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습니다. 저도 제법 나가거든요. 많이 나가면 300야드 이상 날아가고, 아무리 못 나가도 275야드 이상은 되니까요.”
에피소드 한 가지. 필자와 그는 남서울CC에서 골프를 함께한 적이 있다. 12번 홀(파4). 레귤러에서 치면 조금 가까운 거리다. 그린까지 평탄하고 31cm가 조금 넘으니까. 앞 팀은 퍼팅을 하고 있었다. 최경주의 티샷. 그린 앞쪽에 떨어진 볼은 굴러서 퍼팅중인 사람들 쪽으로 갔다. 놀란 사람들이 뒤를 돌아봤지만 모두 티잉 그라운드에 있지 않은가. 퍼팅을 끝낸 사람들은 가지 않고 기다렸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이글을 보기 위해서. 그러나 최경주는 홀에 붙여 버디로 끝내면서 앞 팀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본인이 느끼기에 가장 나아진 점은 무엇인가요.
“전체적으로 샷에 안정감이 붙었습니다. 2000년에 비해 지난해에는 드라이버 평균거리가 274.9야드에서 283.70야드로 늘었고, 올 시즌도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363야드를 날린 것이 최고의 장타였습니다.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퍼팅수도 2000년 29.29타에서 지난해는 28.85타, 올해는 27.88타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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