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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부회장이 로이스터 롯데자이언츠 감독과 악수하고 있다.
▼ 사내 기업문화 측면에서 롯데그룹만의 특장점이라고 할 만한 게 있습니까.
“롯데는 그동안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사업역량을 집중해왔습니다. 신규사업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핵심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왔습니다. 잘 모르는 사업에 손대 무분별하게 확장하는 방식을 지양해왔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신중한 투자 기조 때문에 IMF체제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롯데는 오히려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롯데엔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본부’가 없고, 정책본부가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롯데가 너무 신중한 것 아니냐고들 하지만 저는 ‘내실을 중시하는 문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는 평소에 회장께서 강조하시는 ‘거화취실(去華就實·겉치레를 피하고 내실을 추구한다)’과도 그 맥락을 같이합니다. 그리고 롯데는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업종이 많다보니 직원들이나 기업경영에 있어서 세심함이 요구됩니다. 저도 사업을 구상할 때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구체적인 자료를 갖고 시작합니다. 작은 일을 소홀히 하다보면 큰 흐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꼼꼼하고 세심한 문화가 있는 업종이 꽤 있습니다.”
▼ 신 부회장께서 직접 경쟁사 백화점이나 호텔 등을 돌아보거나 점포 개점 행사까지 참석하는 등 현장 경영을 유독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면.
“사무실에서 보고만 받아서는 알 수 없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고객이 먹는 것을 만드는 식음료 사업에서부터 고객이 물건을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는 백화점, 마트에 이르기까지 롯데는 고객 접점에 있는 사업이 많아요. 현장을 둘러보면서 고객 서비스는 친절한지, 청소는 잘돼 있는지, 안전점검은 잘하고 있는지 등을 직접 확인하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고객의 뜻을 파악하고 현장 직원들의 생각을 듣는 것이 경영자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이러한 현장 경영은 저뿐 아니라 롯데의 모든 경영진에게 요구되는 것입니다. 롯데마트의 경우를 예로 들면 간부사원들은 매주 한 번씩 동종업계 타사 점포를 방문해 장점과 개선점을 찾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정리해 책으로도 만들었는데 효과나 반응이 좋다고 들었습니다.”
신 부회장은 정기적으로 롯데제과나 호남석유화학 등 계열사 본사를 방문해 현장에서 업무보고를 직접 받기도 한다. 그 때문에 최근 각 계열사 CEO들도 현장 경영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신 부회장의 대외 활동도 무척 활발해졌다. 4월28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재계 총수들과 함께한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합동회의’에도 신 회장을 대신해 참석했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으로서 회장단 정례회의에도 빠지지 않고 있다. 그는 또 4월2일 미국과 아시아 간 이해증진을 목적으로 창설된 아시아 소사이어티(Asia Society) 코리아센터 공동회장직을 맡았는데, 국내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등 코리아센터 설립을 주도했다.
▼ 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아센터 회장을 맡게 된 이유는 무엇이며, 코리아센터는 어떤 일을 합니까.
“아시아소사이어티를 알게 된 것은 3년 전입니다. 그때 뉴욕을 방문했다가 록펠러 3세가 설립한 이 센터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그는 1950년대에 이미 아시아의 부상(浮上)을 예견하고 중국, 일본 등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온 선각자였습니다. 그리고 몇 해 전 저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아시아소사이어티 홍콩센터 회장이 한국에만 센터가 없다며 설립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아시아소사이어티는 민간 차원에서 아시아와 미국의 교류를 주도하는 곳입니다. 코리아센터의 설립을 계기로 경제, 사회, 정치 분야에 이르는 광범위한 양국간 교류가 이뤄지고, 센터가 한미 양국의 관계를 개선하는 가교 노릇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야구 좋아하고 脫권위적’
최근 롯데의 히트상품 가운데 하나는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다. 전반기 개막 이후 부산 사직구장은 6차례나 만원 관중을 기록했고, 평균 2만356명이 찾았다. 롯데 원정경기에도 평균 1만5553명이 들어 오랜만에 팀이 부활하고 있다. 지난해 꼴찌를 달리던 팀 성적도 상위권을 달린다.
이렇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메이저리그 출신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 영입을 진두지휘한 사람이 바로 신 부회장이다. 그는 이례적으로 직접 면담까지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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