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이 만든 개미군단의 우상 ] ******************************
주가지수 1000포인트를 향해 달려갈 때의 주식시장!!!
마냥 올라가는 주가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별로 어렵지 않게 돈벌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막상 투자를 해보면 돈벌기는커녕 손해만 보기 일쑤인 주식시장.
5%만이 살아남고 95%가 전사하거나 부상을 입는다는 전쟁터와 같은 주식시장.
이런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미군단이 무려 390만에 이른다고 한다.
이 주식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사람이 있다.
9.11테러 이후 지난 6개월간 거의 1000%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린 사람.
한번 글을 올리면 조회수가 거의 3만건에 이르는 인기칼럼니스트.
MBN의 「고수 대 고수」에서, 그리고 「시골의사가 다시 쓰는 기술적 분석」에서 해박한 지식과 화려한 언변으로 시청자를 탄복케 한 주식투자의 최고수, 시골의사(본명 박경철).
그를 만나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들어보고 성공요인을 고유의 분석틀로 살펴보기로 한다.
[성공스토리]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는 의대졸업반으로부터 시작된다. 금융계에 종사하던 어머니의 권유로 현대건설에 500만원을 투자한 것이 주식투자의 첫 출발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 원금의 90%를 날린 것이다.
오기가 생긴 그는 90년 인턴생활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먼저 동료 5명을 설득하여 MD인베스트(Medical Doctor Invest)라는 주식스터디 그룹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미국 메이요 클리닉에서 연수 중이던 선배에게 주식관련 서적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이때만 해도 국내에는 주식투자에 참고할 만한 좋은 책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보내온 책은 무려 50여권. 이 책을 MD인베스트의 5인방은 함께 윤독하는 방식으로 2년 간에 걸쳐 독파해냈다. 또 일본어도 따로 공부하여 일본에서 나온 주식책도 섭렵했다.
이 정도라면 주식에 대해 상당한 지식과 논리를 갖추었으니 주식투자는 필승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이야 전문가 못지 않은 전문지식을 갖춘 개미도 적지 않지만 90년대 초라면 대부분이 묻지마 투자 수준이니 공부를 제대로 한 사람이 승리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계속하여 실패였다. 투자 할 때마다 돈을 잃었고 94년 주가가 천장을 치던 무렵에는 상투를 잡아 돈이 모두 털리는 경험도 했다.
그는 고민에 빠졌다. 공부를 할 만큼 했는데도 주식투자에 실패하는 요인이 무엇인가?
숙고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주식시장의 언어는 반드시 책에 나오는 논리언어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주식시장에서 적용되는 언어는 기술적 분석의 논리언어 이상의 플러스 알파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주식시장 특유의 언어를 찾기 위해 주식시장의 역사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미국 주식시장 1백년사, 일본주식시장 50년사 등 주식시장의 역사에 관한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이론과 실제에 괴리가 생기는 원인을 깊이 탐구했다.
또 시장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면벽참선하듯 마냥 주가 그래프만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그러자 이제 어느 정도 감이 오기 시작했다. 주식시장의 흐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실제로 서서히 수익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IMF위기가 닥쳤다. 주식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한 그에게는 IMF위기는 주식투자에서 다시없는 황금기였다.
IMF위기의 극복과정에서 정보통신산업이 한국경제의 새로운 주역으로 등장한다는 사실을 간파한 그는 관련기업들에 적극 투자를 했고 주변에도 빚을 내서라도 주식투자를 하라고 권유했다.
그의 예상대로 주가지수는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98년 한때 280포인트까지 추락했던 종합주가지수는 99년말에는 1000포인트를 넘어섰다.
단순계산을 하면 거의 2년만에 평균적으로는 4배에 이르는 수익률을 낼 수 있었고 시장과 종목의 흐름을 파악한 주식투자고수들에게는 몇천%, 심지어는 몇만%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전무후무한 시기였다.
시골의사도 이 시기에 엄청난 수익률을 올렸다. 그가 매입했던 주식중의 하나인 데이콤은 99년말에 무려 60만원대에까지 이르고 있었다.
주식시장 주변은 온통 호재일색이고 21세기를 맞이하여 장및빛 전망이 신문지상을 도배하고 있었다.
이때 시골의사는 주식시장이 거의 꼭지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99년말에 보유주식을 전량 매도하였다.
그는 2000년부터는 주식시장이 하락장으로 전환하여 종합주가지수가 500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종합주가지수는 그의 예측대로 2000년말에 500까지 주저앉았으며 코스닥은 2000년 연초의 280에서 연말에는 50으로 무려 6분의 1수준으로 하락했다.
이 기간동안 코스닥의 대표주인 새롬기술은 27만원에서 5500원으로 무려 50분의 1토막이 났으며 여타종목들도 10분의 1토막 이하로 하락하는 일이 무수히 일어나 개미들에게는 지옥과 같은 한해였다.
그러나 이 기간에도 시골의사의 수익률은 매우 높았다. 주가지수 500에 이를때까지 지속적으로 선물을 매도하는 전략을 취했기 때문이다.
시골의사가 사이버상에 등장하게 된 것은 바로 이시기. 개미들이 주식시장에서 처절하게 깨지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있던 시기였다.
이 시기는 또한 팍스넷, 씽크풀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증권커뮤니티 사이트가 출범한 시기이기도 했다.
인터넷을 통해 전문가들로부터 정보와 조언을 듣고 개미들끼리 애환을 달랠 수 있는 공간이 생기게 된 것이다.
시골의사가 글을 통해 사이버상에 나타나자 곧바로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주식에 관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 음악, 미술, 종교, 주역등 다방면에 걸친 깊이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조언과 위로를 주는 그의 글에서 많은 사람들은 투자손실로 끙끙 앓는 속마음을 약간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그의 필명 시골의사는 그가 실제로 시골에서 병원을 경영하는 의사이기도 해서 생긴 이름이었지만 그는 주식투자자로서만이 아니라 의사로서도 평균이상의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한동안은 외삼촌이 운영하던 부실투성이의 병원을 인수하여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5년만에 전국병원수익율 10위안에 들어가는 실적을 올리기도 했고 그 덕택으로 2001년 병원 매각시에 원래가격의 10배 이상을 받기도 했다.
단순한 전문의가 아니라 병원을 경영하는 경영자로서도 탁월한 수완을 보인 셈이다.
병원을 매각한 후에는 7-8개월간 잠시 휴식기간을 갖기도 했지만 고향인 안동에서 다시 새로운 병원을 개업하여 현재 진료도 하면서 원장일을 맡고 있다.
그러는 한편으로 MBN의 「고수 대 고수」에 출연하여 주식투자자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명강사가 되었으며 최근에는 「시골의사가 다시 쓰는 기술적 분석」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1인다역의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에게 올해의 수익률을 물어보았다. 그동안의 인터뷰기사에서 수익률을 잘 밝히지 않아서 별로 기대는 안했는데 그다지 망설이는 기색도 없이 5-10배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런 수익률도 「초절정고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가 알고 있는 「초절정고수」의 수익률은 월 1000%에 이른다고 한다.
단 이들은 항상 원금을 500만원 정도로 하고 수익에 해당하는 월 4-5천만원은 인출하여 따로 저축한다고 한다.
이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할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면 그냥 웃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진지한 시골의사의 이야기라 그런지 정말 그런 사람이 있긴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진다.
마지막으로 돈도 벌만큼 벌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환호하는 스타가 되었는데 정치쪽으로 나갈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느냐고 물어보았다.
시골의사는 웃으면서 친구들이 시장선거에 나가보라고 하지만 자신은 직접 정치를 하기보다는 제대로 된 신념과 정책을 갖고 사회정의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정치인이 우리나라에 있느냐고 물었더니 최근 기대를 걸어 볼만한 사람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주식투자, 의사, 경영자, 등등 하는 일마다 성공해온 그가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일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싶다.
[성공요인]
주식투자에서 탁월한 실적을 올리고 인터넷에서, 방송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시골의사의 성공요인은 무엇인가?
<열정>
그는 먼저 무엇보다 열정적인 사람이다. 90년 이후 10여년에 걸쳐 주식투자에 쏟은 열정에 대해서는 이미 앞에서 간단히 언급했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주식고수의 반열에 들어선 지금에도 그는 저녁 8시부터 새벽 3시까지 주식공부를 하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그가 주식투자에만 전념하는 것도 아니다. 병원장으로서 병원경영에도 신경 써야하고 때로는 직접 진료를 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목요일 이후에는 그를 손꼽아 기다리는 투자자들을 위해 안동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TV주식강의를 진행한다.
그렇다면 의학공부는 아무래도 소홀히 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의사일에 전념할 경우에 비해서는 못하겠지만 관련분야의 최신흐름을 따라가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고 한다.
진료에 필요한 임상기술은 이미 다년간의 공부와 경험의 축적을 통해 숙련의 경지에 들어섰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고 새로운 의학정보에 대해서도 학회 모임등을 통해 부지런히 수용, 체득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21세기의 성장산업은 바이오라는 확신하에 친구들과 함께 바이오벤처에도 직접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하고 있는 일을 죽 나열해보니 이렇다.
병원의사, 병원경영자, 주식투자고수, TV명강사, 바이오벤처기획자
그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해내기 어려운 일을 별 무리없이 진행시키는 그의 모습을 보니 세상이 좀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로 거침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 타고난 능력보다는 일에 대한 열정이 오늘의 그를 있게 한 보다 큰 원동력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그의 이러한 열정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
보통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돈을 버는게 최고의 목표이자 유일한 목표인 경우가 많다.
시골의사도 그럴까? 물론 그도 주식투자를 할 때 그런 동기가 상당부분 작용하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원래 부유한 집 출신이었고 주식투자가 아니라도 의사로서 또 병원경영자로서 충분히 돈을 벌 수 있었다.
실제로 그는 외삼촌이 경영하던 병원을 인수하여 5년 만에 10배의 매각수익을 얻을 정도로 탁월한 경영수완을 보이기도 했다.
주식투자는 확률적으로만 보면 투입노력에 비해 산출이익이 매우 낮은 분야이다.
밤새워 공부해도 판판이 깨지는 사람들이 이미 주변에 수두룩하지 않은가?
시골의사도 주식투자를 시작했던 처음에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주식투자에 열정을 쏟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는 오기이다.
패하고 물러설 수는 없다는 오기. 주식투자에 한번 실패했다고 해서 그대로 주저앉기보다는 원인을 분석해서 꼭 승리하고 말겠다는 투지가 그로 하여금 주식공부에 도전하게 만든 한 요인이었다. 이것은 그의 인생의 좌우명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좌우명을 상어반야불퇴전(常於般若不退轉)이라는 불교용어로 표현했다.
언제나 반야의 큰 지혜로부터 물러나지 않게 한다는 뜻인데 그는 이것을 이치를 깨달을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평소의 생활신조로 하고 있다고 한다.
사이버상에서 항상 잔잔하고 부드러운 글을 대해왔던 사람들에게는 약간 의외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열정의 또 하나의 원천은 지식시대의 리더가 되고 싶다는 꿈이다.
그는 대학시절에 앨빈 토플러가 쓴 「제3의 물결」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미래의 세계는 지식을 가진 사람이 주도한다는 주장에 커다란 영향을 받고 지식의 리더가 되겠다는 꿈을 키워왔다고 한다.
물론 전공인 의학을 통해서도 지식의 리더는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학은 이미 똑똑한 사람이 너무 많이 참여하고 있어서 평범한 의사로서 지내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아도 의학계에서 지식의 리더가 되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반면 주식의 분야는 당시만 해도 거의가 묻지마 투자수준이었기 때문에 제대로만 공부하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지식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대중이 생각하는 것과 항상 달리 생각하고 소수의 법칙에 따르라는 주식투자의 격언을 그는 자신의 인생에도 적용한 셈이고 결과적으로 보다 효과적으로 성공의 길에 들어설 수 있었다.
<인간관계>
인간관계는 어떠한가?
주식투자는 보통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라고 일컬어진다. 따라서 인간관계는 별로 중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간관계가 필요하다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정보를 얻는 정도인데 불확실한 정보가 난무하다 보니 인간관계를 경원시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시골의사는 주식투자에서도 인간관계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그가 인턴시절 에 조직한 MD인베스트는 미국에서 보내온 수십권의 증권관련 영어책을 읽는데 대단히 효과적인 학습모임이었다.
책을 나누어 읽고 토론하면 공부에 효율성도 높아질 뿐만 아니라 혼자 공부할 때 생길 수 있는 독선이나 편향성을 예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또 탄탄한 지식과 따뜻한 감성을 바탕으로 쓰여진 글을 통해 사이버상에서 형성된 인간관계는 그에게 오늘날과 같은 스타의 위치를 부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전문지식>
전문지식은 어떠한가?
그가 주식투자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쌓아온 과정에 대해서는 이미 살펴본대로 이지만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주식투자에 필요한 지식을 쌓으면 투자에서 반드시 성공하는가?
주변을 보면 주식에 관해 상당수준의 전문지식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은 별로인 사람이 허다하다. 오로지 극소수 사람만이 주식에서 돈을 벌고있는 것이 현실이다.
주식투자에서 성공과 전문지식과의 사이에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이에 대한 시골의사의 답은 명쾌하다. 주식투자에서 돈을 벌려면 목숨을 걸 정도로 철저히 공부하던지 아니면 아예 무식한 방법으로 투자하던지 둘 중에 하나라는 것이다.
무식한 방법이란 모두가 비관론자가 되었을 때 주식을 사고 모두가 낙관론자가 되었을 때 주식을 파는 방법이다.
어설프게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지식으로 주식시장의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현실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골의사의 견해이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주식시장을 완전히 꿰뚫을 수 있을 정도로 철저히 공부해야하는데 그럴 자신이 없으면 아예 무식한 방법으로 투자를 하거나 간접투자에 맡기는 것이 수익률면에서는 훨씬 나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창의성>
창의성은 어떠한가?
어떤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최고의 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창의성이 필수불가결하다.
시골의사의 창의성은 어디에 있는가? 그는 다년간의 엄청난 독서와 투자경험을 통해 「각도이론」이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이론을 개발했다.
이 이론의 탄생과정에 대해서는 기존의 인터뷰기사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와있다.
외국책을 통해 이동평균선이니 주가수익비율이니 하는 용어들을 처음 접한 그는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을 받았다.
“돈버는 방법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그때만 해도 주식판에 무식한 아줌마, 아저씨들밖에 없었을 때라 공부만 하면 얼마든지 돈을 긁어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결과는 어땠을까.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치면서 바쁜 가운데 틈틈이 짬을 내 수십권의 주식책을 들여다봤는데도 계속 잃기만 했다.
결국 94년 주가가 천장을 치던 무렵 또다시 상투를 잡고 남김없이 털리게 된다. 8년여의 거듭된 실패 끝에 내린 뼈아픈 결론은 이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바둑을 정석으로만 두는 게 아닌 것처럼, 널리 알려진 이론은 더 이상 전략으로서의 가치를 갖지 못했다. 책에서 주워섬긴 이론 몇 가지로 어설프게 덤벼들었으니 실패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절망한 그는 이제 책을 뒤적거리는 대신 면벽수도를 하듯 마냥 주가 그래프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내기를 일년. 그래프 안에서 해답이 튀어나왔다.
“한참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래프가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시장의 생명력이 느껴졌고 사람들이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시골의사는 그동안 배웠던 이론들을 모두 버리고 자신만의 이론을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그게 이른바 ‘각도 이론’이다.
창의적 생각은 어느 날 갑자기 우연하게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열정을 다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한 다음에 주어지는 필연적 우연의 산물이라는 것을 여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가 이렇게 어렵사리 개발한 창의적 이론을 다른 사람들이 그대로 따라하면 어떻게 될까? 그의 대답은 실패쪽이다.
공부를 통해 어느 정도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투자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남의 이론이 아니라 자신만의 이론에 입각하여 오랫동안의 경험이 결부되어 나타나는 감각의 탁월성 여부에 있기 때문이다.
<리더쉽>
마지막으로 리더십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시골의사는 현재 인터넷 상에서 그리고 방송에서 주식투자자들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의 말한마디 한마디에 투자자들은 귀를 기울이고 일희일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이런 영향력의 원천은 무엇인가
첫째는 물론 그의 주식에 관한 해박한 지식일 것이다.
수 백권에 이르는 증권관련 서적의 독서를 바탕으로 정연한 논리를 전개하는 그의 강의에 투자자들이 귀를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탄탄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시골의사 외에도 적지 않다.
그가 인기를 끄는 보다 설득력 있는 이유는 전문지식에 더하여 사심없이 개미를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는 자세와 그것을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 그의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 때문이 아닐까?
씽크풀에 올라있는 그의 글을 읽어보라. 글의 주제는 주식시황부터 시작하여 왜곡된 주식시장에 대한 질타, 당국에의 건의, 음악, 미술, 종교, 주역, 낚시 등 광범위한 범위에 걸쳐있다.
이렇게 내용은 다양해도 그 속에 일관되게 전달되어 오는 것이 있다. 그것은 많은 손실을 잃고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개미들을 위해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조언과 위로를 주고 싶다는 그의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이다.
그의 이런 마음이 앞으로도 변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다면 그가 젊은 시절부터 간직해왔던 지식시대의 리더라는 꿈은 진정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 꽃봉오리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