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형수서 법학교수 - 인생유전 ] ******************************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7년간 복역하다 1998년 8·15 특사로 풀려난 뒤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백태웅(白泰雄·41)씨가 지난 2일부터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법학과 조교수로 임용돼 강의를 시작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당시 '대자보(大字報) 문화'를 착근시킨 운동권의 이론가였던 그는 시인 박노해씨를 의식화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지난 24일(한국시간)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법대 교수사무실 1층에서 기자와 만난 백교수는 “북미지역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아시아 인권법'에 대해 강의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내년 미국 인디애나주 노틀담대 로스쿨에서 '아시아 지역 인권기구 전망'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을 예정인 백교수는 지난해 하버드대에서 방문학자 자격으로 아시아지역의 인권문제를 연구하기도 했다.

그는 또 미국의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에서 아시아지역 담당국장으로 일하며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세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직 미국에서 캐나다로 부친 짐이 도착하지 않아 그의 사무실에는 텅 빈 책꽂이와 개인용 책상, 전화기만 놓여 있어 다소 썰렁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런 사무실 분위기와는 달리 백교수는 강의계획을 짜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에 처음으로 개설된 백교수의 '아시아 인권법' 강의에는 당초 70여명이 수강신청을 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처음으로 개설된 과목이어서 20명 남짓 수강신청을 하면 많이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내실있는 강의를 위해 수강생을 40명으로 제한했지요”

백교수는 내년 1월초부터 시작되는 2학기에는 역시 이 대학에서 처음으로 개설되는 '한국법' 강의도 맡을 예정이다.

“한때 한국법을 어기고 감옥생활을 했던 사람이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법 강의를 하게 된 셈이지요. 이 강의에서는 한국법의 제정배경과 법체계에 대해 가르칠 계획입니다”


앞으로 총선 출마 예상자(부산진갑)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과 관련,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려면 지금쯤 한국으로 돌아가 '표밭갈이'에 열중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남의 말하기 좋아하는 정치인들이 '흘린 얘기'일 것”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백교수는 또 '사노맹의 사상적 동지'였던 박노해 시인과 자주 연락을 취하며 서로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교수는 “현재 하버드대에서 한국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이 박시인의 '노동의 새벽' 등과 같은 시집을 번역 중”이라며 “늦어도 내년초에는 박시인의 영문판 시집이 출간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사노맹 비서실장 출신으로 백교수와 함께 검거돼 3년간 복역하다 풀려난 부인 전경희씨(41)는 지난해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으며, 지난 7월말에는 첫 아이를 출산했다.

백교수는 “빅토르 위고가 '오늘의 문제는 싸우는 것이고 내일의 문제는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듯이 억압된 현실과 싸워 승리를 쟁취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한국사회가 보다 진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운동가에서 교수로 변신한 그의 발걸음은 이제 노동해방을 넘어 인간해방을 향하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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