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6개 언어 터득…'언어의 천재' 도리언 프린스 ] ************************



<'17번째 언어 한국어' 도전하는 주한EU대표부 대사>

16개 언어를 터득하고 17번째로 한국어에 도전하고 있는 외국인이 있다. 바벨탑 다시 쌓기에 나서 17층을 얹기 시작한 이 사람은 도리언 프린스(Prince·49) 주한 유럽연합(EU) 대표부 대사.


영국 웨일스 출신인 프린스 대사가 구사할 수 있는 외국어 숫자는 가히 기네스북에 오를 만하다.

고향 말인 웨일스어(語)와 모국어인 영어부터 불어, 독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아랍어, 중국어, 터키어, 러시아어, 그리스어, 네덜란드어, 스웨덴어, 덴마크어, 라틴어에 이르기까지 자유자재로 순간 변환이 가능하다. 고대 그리스어와 산스크리트어, 지난해 9월 한국에 부임한 후 배우기 시작한 한국어까지 포함하면 그가 소통할 수 있는 언어는 19개에 달한다.

프린스 대사의 외국어 구사능력은 인사말이나 간단한 회화 정도가 아니다. 고유의 속담이나 은어(隱語)를 곁들이고 은유적 표현을 덧붙이는가 하면 해당 외국어 시어(詩語)의 함축된 의미까지 속속들이 이해한다.

왜 그렇게 많은 외국어를 배우느냐고 물었더니 웨일스의 격언 하나를 소개했다. “언어가 없는 국가는 영혼이 없는 국가다.”

수많은 문화권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진정한 속내를 이해하고 싶어 외국어를 하나 둘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바벨탑을 더 높이 쌓아 그 위에서 더 멀리 더 넓게 세상을 바라다보고 싶었다는 얘기다.

자신의 경우는 다국어를 하게 된 데 좀 독특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직물·화학·비철금속 관련 기업에서 일하다 EU의 전신인 유럽공동체(EC)에 발을 들인 것이 1981년. 23년째 15개 회원국을 가진 EU에서 일하면서 11개의 공식 언어를 접하다 보니 귀가 트이고 말문이 열리는 데 도움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외국어를 빨리 터득할 수 있는 비법이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했더니 절레절레 고개를 흔든다.

“다만 한 가지 황금률은 있죠.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거예요.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말할 때, 그것도 배우는 단계에서 실수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니까요.”

실수에 대해 절대 긴장하지 말라는 것이 그의 유일한 충고였다.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프린스 대사는 똑똑한 사람일수록 실수를 두려워한다고 지적, 체면을 차리려다 보면 외국어 공부는 마냥 그 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옥스퍼드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 소르본느대학에서 수학(修學)한 그가 한 번은 소르본느에서 불어로 강연을 하다가 망언(妄言)에 가까운 실수를 하고 말았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전문성을 일컬으면서 영어 ‘professional’에 대응되는 ‘professionnelle’라는 단어를 썼는데 좌중에서 폭소가 터져나왔다.
자국의 여왕을 ‘직업여성’, 즉 매춘부라고 부른 꼴이 됐기 때문이다. ‘불어의 달인’도 실수를 한 것이다.

2년 전 중국을 여행하던 중 겪은 실수담. 작은 마을 기차역에 내려 한 키 작은 할머니에게 중국어로 가까운 절에 가는 길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그런데 이 노인네가 대답은 않고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것이 아닌가. 중국어의 4성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 전혀 엉뚱한 뜻이 되면서 그의 말은 ‘개그’가 되고 말았던 것.

프린스 대사는 핀란드, 일본, 인도 등 극히 일부 국가들을 제외하곤 세계 어느 곳에 가서도 의사소통에 전혀 불편을 겪지 않는다.

“외국어 하나를 익히면 그 언어를 쓰는 지구촌 사람들 모두와 사귄 기분이 든다”고 그는 말한다.

중국어를 공부해 13억명을 더 이해하게 됐고, 스페인어를 익혀 3억명, 아랍어로 2억명, 러시아어로 1억6000만명 등 지구촌 60억 인구 거의 모두를 친구 삼아가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다고 자랑한다.

“글쎄, 내 나름의 방법이 있기는 한데….”
비법은 없다고 했던 그가 한마디 토를 단다.

업무를 마치고 귀가하면 배우고자 하는 외국어의 녹음테이프나 콤팩트디스크를 잠잘 때까지 틀어놓는다고 한다.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딴 일을 해도 소리는 계속 들리니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의 억양이나 말투가 익혀진다”는 것이 프린스 대사의 지론.

“한국말이요? 날마다 공부하고 있어요. 매일 들어요.”

한국어의 어순이나 문법 구조가 터키어와 대단히 비슷하다면서, 한국어는 논리적인 언어이고 모음이 많아 노래하기 좋은 말이기 때문에 금방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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