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업도 경영 마인드 갖춰야

불황으로 인해 출판업계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었지만, 북21은 이런 여파와는 상관없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경제경영 실용서의 대표적 출판사다.

특히 지난해에는 유독 경제경영 서적을 찾는 독자들이 많아 북21에겐 13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행복한 한해가 됐다.

북21의 브랜드 중 하나인 21세기북스에서 펴낸 책 가운데는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화제의 책들이 많다. <설득의 심리학>,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아침형 인간 성공기> 등이나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시리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베스트셀러들이다.

많은 경제경영 서적 출판사들이 IMF 이후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것에 비해, 북21은 지금부터 15년 전인 1989년에 긴 안목을 갖고 만들어졌다.

김영곤(45) 사장은 당시 일본에 출장을 갔을 때 출판시장의 트렌드를 보고 앞으로 우리나라도 경제와 비즈니스의 출판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때는 경제경영 코너가 따로 없었죠.”
하지만 그 예측은 잘 들어맞았다.

북21은 처음 만들어질 때도 그랬지만 성장하는 동안에도 김영곤 사장의 남다른 경영전략이 큰 힘이 됐다. 업계에서는 “출판사 CEO들 중에 경영마인드를 갖추고 있는 몇 안 되는 CEO 중 한 사람”이라고 김 사장을 평가한다.

현재 북21는 8개의 출판 브랜드를 갖고 있는데, 김 사장은 각각의 브랜드를 별도 법인 개념처럼 분리시켜 본부장의 책임 아래 독립적으로 움직이도록 했다.

21세기북스, 이끌리오, 달궁, 컬처라인, 을파소, 아울북 등은 각각의 책임 하에 독자적으로 운영된다.

“출판사가 커지면 관료화되기 쉽죠. 출판사업은 창의성이 바탕이 되는 사업입니다. 전체 규모는 커지더라도 창의성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분사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그의 경영 마인드를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부분은 출판업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다.

“우리 출판사들에게서 가장 부족한 부분은 원가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 원가의식이야말로 출판을 비즈니스로 접근하는 기준이라고 말한다.

“어떤 책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시장성에서 봤을 때 만원 이상 받을 수 없는 책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만드는 데 비용이 많이 들었다는 이유로 그런 책을 1만5천원을 받을 수는 없어요. 그럴 땐 만원 이하로 책을 만들어야죠.”

그는 이런 비즈니스 마인드를 세계적인 시장에서 많이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우리나라 최초로 일본과 합작 출판사를 설립하는 이유도 이 같은 생각에서다.

북21은 지난해 7월부터 일본 에이지출판사와 합작사 설립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시켰다. <내 두뇌에 날개를 달아주는 생각의 도구> 등 몇 가지의 책이 이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였고, 올해 1월 중에는 한일 합작출판사 '에이지21'이 정식으로 출범한다.

김 사장은 에이지21을 통해 양국의 책을 서로에게 소개하고, 공동기획을 통해 공동으로 책을 발간하며, 본격적으로는 직접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세계적인 저자들을 발굴하고 세계를 무대로 출판활동을 벌인다는 다부진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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