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변화를 두려워하면 1등은 없다 오영교 KOTRA 사장 ] *********************



잭 웰치나 빌 게이츠 같은 유명 기업인이 한 말이라면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귀가 따갑도록 들은 경영어록이 많으니까. 하지만 정통관료 출신인 공기업 사장이 저술한 책 제목이라면 의미가 좀 색다르다.

오영교 사장(57)은 한때 무용론(無用論)까지 일었던 KOTR A를 맡아 3년 만에 민간기업보다 더 경쟁력 있는 공기업으로 변화 시켰다.

그 과정에서 오 사장은 100m 달리기 선수였다.

일류 공기업이라는 결승점을 향해 곁눈질할 시간도 없이 전력 질주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경영인 오웰치 다.

꼴찌 KOTRA를 맡아 경영인 타이틀에 도전한 그는 지난해 공기업 사장 평가와 고객 만족도에서 모두 최고 평가를 받아내기까지 네 가지 원칙을 실천했다.

실무 중심으로 조직 개편, 기업서비스 혁신, 정당한 업무 평가, 제대로 된 보상이다.

가장 먼저 손댄 것은 본부 조직 축소. 본부 직원 90명을 외국으로 내보 내고 국내엔 190명 정도만 남겼다.

여기에다 3∼4년 국외 근무 후에 국 내 근무를 2년만하는 시스템도 정착시켰다.

"지금은 오히려 국내 직원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와요. 하지만 중소기업 같은 고객들로서는 좋아진 셈이지요."

7개 전세계 지역사업본부, 무역관을 중심으로 재편된 조직은 KOTRA가 고객인 기업의 만족을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는 밑거름이 됐다.

모든 업무가 자동으로 평가돼 실시간으로 업무와 업무실적이 전산화 되 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예컨대 어떤 기업이 KOTRA를 통해 국외사업정보 서비스를 받는다면 그 단계에 따라 담당자 실적이 평가되는 방식이다.

기업을 위해 시장조사에서 현지 안내, 가격협상, 사후관리까지 해주는 지사화 서비스도 뿌리를 내리게 됐다.

오 사장의 웰치식 경영에 대해 내부 반발이 적지 않았을 듯하지만 처우 개선과 공정 인사로 이를 막았다.

"월급이 적다는 소리가 안 나오게 임금 수준을 올리고 재외 공관은 아 예 사무실과 자동차 등도 다 바꿔줬어요. 가장 연봉이 낮은 무역관도 예전보다는 많이 받을 거예요." 물론 공짜로 올려준 건 아니다.

오 사장은 "자동 실적평가로 일할 만큼 연봉을 준다"며 "한 직급 내 연 봉 차이가 640만원까지 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사청탁에 관한 한 독하게 대응했다.

청탁이 들어오는 직원을 좌천시킨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그래서 외국에서 KOTRA 직원의 안내를 받은 한 국회의원이 "내가 오 사 장에게 잘 말해주겠다"고 하자 그 직원은 파랗게 질려 "그러면 내가 좌천된다"며 만류했다는 일화도 있다.

오 사장은 요즘도 가만히 앉아서 일하는 체질이 아니다.

취임 후 매년 100일 이상을 수출현장을 누비면서 3년 간 50만마일 이상 을 이동했다.

지난주에도 미국 애틀랜타와 중남미 출장에서 막 돌아와 취재에 응했다 . "시차 때문에 언제 자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내 말처럼 잘 먹고 잘 자니 겨우 버티지.
주말이면 골프 등산 같은 운동을 즐기는 것도 건강 비결이라면 비결이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행시 출신 관료로 승승장구하며 동기보다 앞서 산업자원부 차관에 올랐던 오 사장이 KOTRA를 선택한 것은 독립된 조직을 '경영'해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시골 촌놈이 차관까지 했으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때가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아무래도 내 체질은 경영인 쪽에 가까운가 봐요. 이 게 더 재미있어요." 시골 촌놈답게 오 사장은 인간적 매력도 대단하다.

직원들과 술자리를 가질 때 권하는 술을 마다하지 않고 직함 대신 '○○○씨'라고 이름을 불러준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라면 '주5일 음주'도 마다하지 않는다.

매일 아침 4~6㎞, 저녁 6~8㎞ 등 하루에 최소 10㎞ 이상을 걷는 철저한 체력관리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오는 4월이면 임기가 끝나는 그의 거취에 대해서는 안팎에서 관심이 많 다.

그 동안 장관 물망에도 여러 번 올랐고 전례가 거의 없는 KOTRA 사장 연임설도 나돈다.

얼마 전엔 열린 우리당에서 공천 제의도 왔지만 거절했단다.

"이젠 어디 가야겠다, 뭘 해야겠다는 생각 안해요. 평생 승진에 매달려 고민하지 않고 평탄하게 공직생활하고 경영인도 해봤으니까. 그저 일할 수 있으면 즐거운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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