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환 대표는
KBS 아역배우로 연예계에 데뷔해, 현재는 배우 겸 문화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입학했다가 연극에 대한 열정으로 학교를 중퇴하고 극단 76극장에 입단했다.
<에쿠스>로 백상연기상을 수상하고 하이틴스타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중, 돌연 미국 유학 길에 올라 3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친 뒤 귀국하여 극단 환퍼포먼스를 창단해 <루브>, <고래사냥> 등 정극과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다.
1996년 ㈜PMC프로덕션을 설립해 비언어뮤지컬 <난타>를 성공시킴으로써 국내뿐 아니라 세계무대를 난타했다.
문화CEO 송승환의 꿈은 <난타>에서 그치지 않는다. 제2, 제3의 난타를 만들기 위해 그는 오늘도 도전의 페달을 밟고 있다.
1 : 일터를 놀이터로 생각하라.
뉴욕으로 유학을 가서 내가 배운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선진적 작품 수준이요? 물론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 같은 문화 호사보다 더 많이 자극을 준 것은 바로 생활의 발견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시는 바람에 벌어놓은 돈마저 날려버려 맨몸으로 도미한 나는 뒷골목에서 손톱깎이와 시계를 파는 노점상을 차렸더랬습니다. 한인들이 잘 드나들지 않는 뒷골목에서 노점상을 했었는데, 같이 일하는 흑인 노점상들은 정말 여유롭더군요. 나는 이들에게서 삶의 여유와 관조를 배웠습니다. 여름 뙤약볕이 내리쬘 때는 파라솔을 한쪽에 세워놓고 오일을 발라가며 거리에서 여유롭게 선탠을 하면서 일합니다. 마치 피서 온 기분으로 일을 즐기는 것이지요. “Enjoy life!”그들이 여유 작작 일을 하며 내뱉은 말이 내 가슴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나 그 이후 일터를 놀이터로 생각합니다.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그렇게 세상사를 보니 만사가 여유로워지고 즐거워지더군요. 우리 회사 직원들에게도 그렇게 말하지요. 어차피 일할 직장이고 일해야 하는 곳이라면 소가 도살장에 끌려가듯 억지로 하지 말고 즐겁게 자기 발전 동력으로 움직이라고요. 고지에 깃발 꽂듯 허걱허걱 숨가빠하며 인생을 치 달리기 보다는 차분차분 돌아보고 안단테의 속도로 지금 현재의 과정도 즐기라고요.
가량 자전거를 타고 고개를 넘어갈 때 “저 고개를 어떻게 넘어가지?” 하고 걱정과 번민을 하며 페달을 밟아야 하면 그 사람은 괴롭겠지요. “어떻게든 넘어야만 해.” 하고 사명감만으로 고개를 넘으려 해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왕이면 힘들고 골치 아픈 일일지라도 경춘가도에서 하이킹하는 기분으로 페달을 밟으십시오. 그러면 한결 경쾌해지고 즐거워지는 게 삶의 이치랍니다. 생계를 위해서만 일을 하면 불행할 뿐 아니라 오래 버티지도 못하답니다. 보람과 재미를 함께 느끼는 사람만이, 일터를 놀이터로 전환시킬 수 있는 사람만이 국가대표 급 전문가로 우뚝 설 수 있지요.
2 : 놀이터에서 얻은 성공
난 배우출신 CEO입니다.
경영학의 기역자도 모르고, 그 주변도 가보지 못한 내가 처음 CEO가 되니 정말 두렵기까지 하더군요. 배우와 경영자의 역할은 정말 다르니까요. 배우는 결과와 상관없이 열심히 했다는 것으로 어느 정도 성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지만 CEO는 ‘최선을 다 했다’는 스스로의 평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지요. 오직 잘해냈다는 성과만이 유일한 성적표니까요. 나 역시 처음엔 그 책임감이 너무 두렵고 싫었습니다. 하지만 자꾸 도전하고 해결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재미있고, 또 신나게 생각하려고 마음먹으니 즐거워지더군요.
일터를 놀이터로 생각하고 즐겁게 일하는 것 못지 않게 놀이터를 일터로 생각하는 마인드 또한 필요합니다. 내가 <난타>를 어떻게 생각했는지에 관한 이야기 하나 소개할까요?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일간지 기자와 연극인들의 술자리에서 였습니다. 한 기자가 “세계무대에서의 공연이 비언어 쪽의 공연으로 추세가 돌아서고 있다.”라고 한 말이 번개처럼 뇌리를 치더군요. 물론 다른 연극인들도 이 말을 함께 들었지요. 그들은 다만 그것을 일과 연결시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고, 생각을 했더라도 현실로 어떻게 접목시켜야 하는지 엄두가 안 났던 것이겠지요. 나 역시 만일 자나 깨나 우리 공연의 해외 수출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지 않았더라며 그것이 기막힌 아이디어라고 여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일할 때는 일만 하고, 놀 때는 놀기만 하라고 말하지만 나는 일하는 것도 노는 것처럼 즐겁게, 놀 때도 일을 염두에 두고 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기가 정말 가슴 두근거리는 일을 하고 싶고, 하고 있다면 일터를 놀이터로 생각하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훌륭한 아이디어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결코 아닙니다. 남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지 모르지만 평소의 치열한 관심과 집중이 없다면 불가능하지요. 늘 자신이 하는 일에 집중해서 사고하는 것을 습관화하면, 어느 날 좋은 아이디어와 실행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지요.
남들은 내가 운이 좋았다고 쉽게들 말하지만 결국 지나가는 말을 아이디어로 받아들이고, 현실의 작품으로 구체화하는 것은 치열한 사고와 집중력입니다. 그래서 좋은 아이디어는 일터에서뿐 아니라 놀이터에서도 싹이 트지요.
3 :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
‘연극해서 돈 번 사람은 송승환 하나’라는 말이 한창 유행하는 등 <난타>의 상업적 성공과 국제적 성과를 인정받은 탓인지 나를 흔히들 ‘공연 계의 마이더스’라 부르더군요. 하지만 알고 보면 나도 손해 본 작품이 히트 친 작품보다 훨씬 많답니다. 다만 남들은 기억하지 못할 뿐이지요.
하지만 돈을 못 벌었다고, 기껏 밤새워 일했는데 내 인건비도 못 건졌다고 해도 결코 후회하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바로 내 일이 재미있고 그 수고와 손해는 고수가 되기 위한 일종의 게임비용이니까요. 나는 이 과정을 통해서 작품제작에서 무엇을 피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배운 수업료를 치른 셈이죠. 또 매사 공연을 기획하고 추진할 때마다 그 작업 과정 하나하나가 너무 재미있고, 여전히 연인을 만날 때처럼 심장의 박동수가 빨라진답니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했습니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집이 풍비박산이 되는 경험을 한 것도 물론 ‘한몫’ 했습니다. 대학교 때에는 연예 활동하면서 방송국과 극단을 오갔습니다. 방송국에서 번쩍거리는 수입 차를 타고 들락날락하는 부자들의 모습을 목격 했다면 연극동네에선 퉁퉁 불은 라면 한 그릇으로 끼니를 때우는 가난한 자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지요. 극과 극을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며 나는 오히려 빈부에 대해 초연해질 수 있었답니다.
지금 CEO로 있는 나는 운전기사를 두고 비싼 고급 대형차를 탑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길거리에 나앉는 처지가 되더라도 두렵지 않습니다. 내가 마음껏 하고 싶었던 일을 열정을 다 바쳐 재미있게 했고 내가 일하고 싶은 분야에서 전문가로업적을 이뤄냈다는 보람을 느끼니까요.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열정과 아이디어의 고갈이지, 도전의 실패가 아니랍니다. 도전하지 않고 얼치기 중간에 머무르는 것보다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것, 그것이 내 삶의 원칙이지요.
참, 혹시 내가 예전에 <장학퀴즈> 출연진들과 광고모델로 나온 것 기억하나요? 많은 분들이 속으로는 ‘딴따라’인 내가 어떻게 장학퀴즈에 출전했나 궁금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책벌레인 나는 자신 있게 장학퀴즈에 출전했었지요. 물론 장원은커녕 꼴찌를 했지만요.
그때는 좀 창피하기도 했지만 도전의 씨앗이 뿌려놓은 게 유용하더군요. 몇 십 년이 지난 요즘, 그것을 기회로 CF 모델 섭외가 들어올 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아역 스타인 내가 대중에 알려진 얼굴인데 꼴찌 할 것이 두려워 장학퀴즈에 나갈 것을 지레 포기했다면 오늘 수천만 원의 CF모델 제의는 받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지레 스스로를 검열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십시오. 그것이 당장은 수확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언제 어디에서 예기치 않은 행운의 박씨를 물고 올지 모르는 법입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도전하십시오. 행운과 기회도 자신이 준비를 해 놓지 않으면 마중도 못한 상태에서 아쉽게 배웅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4 :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지 말라
어디에 어떻게 팔 것인가?
열정과 실패를 두려워 않는 내 도전의 동력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곰곰이 되짚어보면 하고 싶은 일을 내가 선택한 데서 비롯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아역 연기자 출신인 내가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새 출발, 연극영화가 아닌 일반학과에 진학하기로 한 것도 모험이었지요. 그렇게 어렵게 공부해 들어간 대학임에도 연극에 대한 열정 때문에 대학을 중퇴한 것도 무모하다면 무모한 선택이었습니다. 부모님도 반대하셨지만 우회로를 통해 오히려 연극을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확인할 수 있었기에 의미 없는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뿐인가요? 잘 나가던 연예계 스타생활을 포기하고 뉴욕으로 뮤지컬 공부를 위해 유학을 떠난 것도 그렇지요. 달랑 3,000달러만 들고 떠난 미국 유학은 정말 겁 없는 선택이었지요. 만일 현실에 안주하느라, 남의 눈치를 보니라, 주위의 모든 여건이 충족되기를 기다리느라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선택을 미루고 주저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아마도 오늘날의 송승환 브랜드는 결코 탄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내 선택은 당시로선 지그재그 우회 행로로 보였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을 확인하고 다지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만일 그 같은 도전이 없었다면 무엇을 선택했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안고 사는 아쉬운 삶을 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5 : 가슴 두근거리는 일을 하라.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십시오. 그리고 그 선택에 100퍼센트 책임지십시오. 우리나라 직장인 90퍼센트 이상이 아침에 일어나면서 오늘도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에 조절한다는 설문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불행한 일입니다. 나는 돈이나 주위의 인정 등 현실과 타협하거나 조건이 모두 갖춰지기를 기다리느라 선택의 수간을 놓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출근하러 갈 때 늘 먼동이 트기도 전에 가슴에 이슬이 맺히도록 달려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일을 선택하길 바랍니다. 비록 그 길이 당장 멀고 힘들어 보이더라도 결국 그것이 성공인생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가슴 두근거리도록 행복한 일을 선택하는 것은 당신이 인간으로서 태어난 이상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