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영한인회 신우승 회장님은..
1944년에 태어나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 명문 리즈대학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74년 재영과학기술자협회KSEAUK를 만들어 초대회장을 역임하는 한편, 영국 정부와 유럽 최고 과학연구소 등에서 20여 년간 연구에 몰두했다.
1988년 국제 엔지니어링 컨설팅 주식회사를 설립, 경영자문을 하면서 로열빅토리아 호텔, 밴팅크 하우스 등을 영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재영교민 상공인협의회 부의장, 재영한인회장으로 일하면서 영국 내 한인교포들의 지위 향상과 유대 강화에 힘쓰고 있다. 또한 영국 내 한인유학생과 과학기술 분야 종사자와의 정보교류에 앞장서는 등 과학기술 분야 발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 Part 1 : 자신을 차별화하라.
한국 뉴스를 통해 고국의 젊은이들이 안정성을 좇아 고시와 의대로 몰리고 있다는 소식을 보고 안타까웠습니다.
그와 같은 현상은 국가적 낭비고, 시장의 수요공급 법칙상 당연히 조만간 그 한계가 오리라고 봅니다.
이공계가 국내에선 찬밥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영국에선 전문분야를 떠나 논리적 마인드를 가졌다는 점에서 전방위 진출이 가능하지요.
나는 한국도 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인기직종에 몰리는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더욱 그래야겠죠. 현재의 인기직종이 10년 후에도 인기가 있으리라는 걸 누가 보장하겠습니까.
판에 박은 국화빵식 사고로는 국제화 시대에 발맞추어 나갈 수 없습니다. 무리와 차별되어야지 같은 사고를 해서는 살아남기 힘듭니다.
영국 속담에 ‘Horses for courses(코스에 따라 말 종류도 선택을 달리 해야 한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경주용과 사냥용 말이 따로 있듯 사람도 각자 자기의 특기 분야가 있다는 이야기지요.
무엇이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최고가 되면 됩니다. 능력과 적성에 안 맞는데 우격다짐으로 주위의 강요에 따리 진로를 선택하면, 설사 그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되더라도 최고에 오르기는 힘듭니다.
내 영국 친구 이야기를 하나 해드릴까요. 런던대학교 스킬랜드 교수 이야기입니다. 그의 아들은 인쇄공이 되길 원했지요.
대학교수 체면에 아들이 대학도 졸업하지 않고 인쇄공을 하겠다니 아마도 한국에선 통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아들은 적성에 안 맞는데 대학에 들어가봤자 공부 따라가기도, 그렇다고 즐기기도 힘들 것이라고 항변을 하더랍니다.
그래도 인쇄공 생활은 10년 동안 열정 바쳐서 일하면 십장은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하면서요. 결국 그 아들은 인쇄공이 됐고 지금 행복하게 살고 있답니다.
많이 들어본 이야기겠지만 행복은 이처럼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이 매혹되고 싶은 것을 찾아내는 것이 필수겠지요.
이야기 나온 김에 하나 더 소개할까요. 역시 내가 아는 교수의 아들 이야기입니다. 그 교수는 화학을 전공했습니다.
자신이 그 과목에 매혹된 나머지 아들에게도 전공을 강요했지요. 아들은 화학을 싫어했지만 억지로 아버지의 명령을 따랐답니다.
그러더니 대학졸업 만찬 자리에서 “이제 아버지 소원 다 들어줬으니 다른 학과 전공하겠다.”고 폭탄 선언한 후, 언론광고 학을 전공했답니다.
나는 영국에 유학 온 1세대로서 당연히 고생이 많았습니다. 일단 외모에서 그들과 다르다 보니 늘 학교에서 공부할 때도 현미경 속의 실험대상처럼 일거수일투족이 눈에 띄었지요.
하지만 그와 같은 일에 걱정을 하고 인종차별에 불평할 시간에 연구를 하나 더 하자는 생각으로 학업에 매달렸지요. 만일 내가 화학에 매혹되지 않았던들 그런 뒷심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혼을 팔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고 싶은 것을 찾으십시오. 그리고 그 소신을 꿋꿋하게 밀고 나가십시오. 매혹적 선택은 신생의 고비고비마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을 줍니다.
반면에 남들이 모두 추구하는 가치에만 매달리면 스스로가 먼저 지치게 되어있습니다. 인생을 사는데 모두가 꼭 KS마크가 찍힌 여정을 통과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자신이 매혹되는 것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자신을 차별화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 Part 2 : 여행을 많이 하라.
나는 독립심과 견문을 넓히기 위해 국내든, 국외든 여행을 많이 할 것을 적극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해외취업 등 한국인이 더 많이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배낭여행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세상 경험은 많이 할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자신만의 성공전략도 수립됩니다.
나는 그런 점에서 한국 젊은이들의 유학도 다다익선이라고 봅니다.
어떤 분은 외화유출과 일부 유학생들의 탈선을 걱정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일부의 문제고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이역생활을 하면 적어도 하나는 반드시 배운다는 게 내 생각입니다. 독립심이 길러짐은 물론이고요.
지구촌 시대에 우물 안 개구리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젊어서부터 세계 문화를 접하면 견문이 넓어지고, 자신의 생활을 윤택하게 할 수 있습니다.
무모의 덕만 보는 삶을 영국식 표현으로 샴페인식 라이프라고 하는데 당당히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십시오. 그리고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나 눈을 크게 뜨고 보십시오.
국내의 취업난을 탓하지만 말고 해외취업도 적극적으로 모색해보십시오. 국내에서 20-30대 청년 이민으로 인한 고급인력 유출을 걱정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나는 기우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전 세계 각국에 퍼져 조국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보 면에서 조국과 선진기술 정보를 연결하는 역할은 결코 작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의 화상華商만 보더라도 그 역할이 얼마나 큰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학 실력과 전문가적 소양을 길러 해외진출을 적극 모색해보십시오.
그것이 글로벌 리더를 꿈꾸는 후배들의 진로를 열어줄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 Part 3 : 뿌리의식을 가져라
뿌리의식이 앞의 글로벌 청년이 되라는 것과 모순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일수록 필요한 것이 바로 뿌리의식이랍니다.
요즘 세계화 바람이 불면서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 국적은 단지 패션fashion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다면서요.
하지만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젊을 때는 모리지만 누구나 나이가 들면 조국을 그리워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요.
살아온 과정을 지우개로 지우고, 어디서 자기가 비롯됐는지도 모르고 사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불행한 삶이지요.
미국에 있는 흑인들을 보십시오. 미국에 정착한 지 400-500년이 됐지만 지금까지 자기 뿌리를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 않습니까.
내가 재영한인들에게 한국 문화와 얼을 심어주기 위해 한국학교 교장을 하고, 남들은 주말에 골프 치러 갈 때 휴가 기간에까지 한국학교에 정열을 바치며 애쓴 것도 바로 그 때문이지요.
세계화 시대인 만큼 어디에서든 둥지를 틀고, 또 해외진출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진정으로 행복을 느끼고 살면서 뿌리에 대한 자긍심이 필요하다는 게 내가 30년 이국생활을 하며 느낀 결론이랍니다. 조국에 살아 오히려 못 느끼겠지만 세계를 향해 눈을 돌리는 것 못지 않게 우리 교유의 문화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자부심을 가지십시오.
● Part 4 : 실패는 과학적으로 분석하라
나는 과학자입니다. 새삼 왜 강조하냐고요? 삶의 프로세스도 일종의 실험과 같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어서입니다. 앞의 이야기가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조건이라면 지금 하는 이야기는 성공의 보편적 조건이라 할 수 있지요.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란 말은 어려서부터 자주 듣는 말입니다. 그러나 실패가 저절로 성공의 어머니가 되는 것은 아니지요.
어떻게 해서 그런 결과에 도달했는지를 이해하고, 또 반대로 왜 이루어지지 못했는지, 즉 실패의 요인은 무엇인지를 분석해내야 의미를 갖지요. 문제가 무엇인지 알면 그 부분을 고치기만 하면 되니까요.
가령 어떤 사람은 산을 오르다 길에 바위가 가로막고 있으면 힘들다고 포기한 채 내려옵니다. 실패 경험만 남긴 채 다시는 시도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돌아가서 달리 오를 길은 없나 궁리하지요. 그로선 실패 경험이 아니라 실패하지 않을 또 하나의 경우의 수를 익힌 셈이니까요. 후회하기보다는 과거의 선택을 바탕으로 늘 최선의 결과를 모색하십시오.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겠지만 에디슨의 이야기는 유명하지 않습니까. 나폴레온 힐이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을 만나 인터뷰를 했을 때 “에디슨 선생님, 전구를 발명하려고 수천 번이나 시도했다가 실패했는데, 그 점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고 물었더니 “전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전구를 만들지 못하는 수천 가지 이유를 잇달아 발견한 것이지요.”라고 했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과거의 성공경험에 안주해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수천 번의 실패를 통해 깨달은 귀중한 성공비결일지라도, 시간과 단계에 따라 적용이 안 될 수가 있습니다.
그건데 많은 사람이 과거의 성공경험에 매달려 상황에 맞는 새로운 결정을 하길 꺼려 문제가 발생합니다.
산을 오를 때의 이야기로 비유해볼까요. 산을 오르는 전략수립은 평지, 낮은 뒷산, 높은 고산 등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높은 히말라야를 오르는데 동네 뒷산에 오른 방법만 고집하면 어떻겠습니까.
과거 경험의 덫에 갇히지 않기 위해선 스스로를 끊임없이 리노베이션해야 합니다. 자신의 위치와 관점을 분명히 하고, 새로운 결정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한 의사결정자가 되십시오.
좋은 게 좋다고 스스로를 두루뭉술하게 판단하지 말고 칼날같이 예리하게 자신의 실패와 성공비결을 갈고 닦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