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 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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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소장은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칼럼니스트,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을 나와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 서울 고려병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사회정신건강연구소장. 여러 가지 사회현상을 정신병리학적으로 접근한 칼럼과 대중을 위한 정신건강서를 꾸준히 발간, 대중적 인기도가 높다. <나만의 개성으로 살아라> 등 40여 권의 저서가 있다. 그는 역경에 부딪쳤을 때도 그저 헤쳐나갈 뿐 걱정을 안 하는 낙천적 성격이 오늘에 이르게 했다고 한다. 팽팽 돌다가 꼬르륵 죽고 싶다는 본인의 표현대로 그의 인생 스케줄에 은퇴라는 단어는 없다. 고희의 나이에 강원도 홍천에 한국 최고의 웰빙건강촌 ‘자연 의학 캠프’ 건립이라는 뉴 프로젝트에 착수,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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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t 1 : 배짱을 가지라!
먼저 배짱을 가지십시오. 내가 말하는 배짱은 ‘내 배 째슈’ 식의 막무가내 철면피나 무조건적인 우김은 절대 아닙니다. 진정한 배짱이란 눈 앞의 명분에 현혹되지 않고 자신의 실리를 떳떳하게 선택할 수 있는 용기입니다.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명분에 사로잡혀 여러 번 국운이 기울어지는 선택을 하지 않았습니까. 지정학적 위치상 강대국 사이에 끼여 있는 약소국인 우리나라가 그런 선택을 하다니 현명한 선택은 아니지요.
논리싸움에 실리는 명분을 당해낼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리를 당당하게 택하려면 용기가 더 필요합니다. 명분 쪽엔 대중들이 몰리게 마련이고, 실리를 택하려면 혼자서 다수를 설득해야 하니 얼마나 외롭겠습니까.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병자호란 때의 최명길이라는 인물을 기억하시나요. 남한산성에서 전쟁 대책회의를 열던 중 분노를 참지 못한 척화파 김상헌이 항복문서를 찢자 “나라에는 이를 찢는 사람도 있어야 하고, 찢은 것을 주워 모으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고 결언하게 말했던 그 사람 말입니다. 난 우리 사회에 최명길 같은 사람이 필요하고 삶에서도 그와 같은 선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항복문서를 찢으며 서로 박수치고 칭찬하다 나중에 강대국 청나라의 침공을 받자, 아무도 책임 못 지고 혼비백산한 우리 역사를 보십시오. 그보다는 오히려 여러 가지 판세, 상황을 고려해 자존심을 죽이고라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선택을 했던 것이 진정한 배짱이 아닐까요.
남의 눈을 의식하지 말고 인생을 살아가십시오. 선수가 뛰면서 자꾸 관중을 의식하고, 환호에 돌아보고, 여기저기에 손 흔들면서 뛰면 게임이 부실해지지 않겠습니까.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위의 오해 또는 지지에 대해 신경을 끄고 여러분의 선택에 오롯이 집중해보십시오. 외향적이면 외향적인 대로, 내향적이면 내향적인 대로. 자신의 개성대로 사십시오.
20대의 좋은 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자기가 선택한 것, 믿는 것에 겁 없이 도전해볼 수 있는 나이라는 것입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이것저것 걸리는 것이 많습니다. 잘해야 본전이라 배짱을 부리기 어렵게 됩니다. 하지만 걸릴 것도 잃을 것도 없는 젊은이들에겐 말그대로 밑져야 본전 아닙니까. 남의 눈 의식하지 말고 배짱 있게 자신의 선택에 승부수를 던져보십시오.
● Part 2 : 스스로 행운의 주문을 걸어라
자신감을 불러들이는 행운의 주문을 하나 일러드리겠습니다. 이건 내가 일찍부터 써온 비결인데 아주 효과만점입니다. 아침마다 거울을 보고 스스로에게 긍정적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나는 참 멋진 사람이야. 오늘도 아주 운 좋은 하루가 될 것 같네. 멋진 원고가 써질 거야.” 하며 어깨도 스스로 두드려줍니다. 그러면 정말로 기분도 좋아지고 글도 잘 써집니다. 이렇게 본인이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을 긍정적 자기최면이라고 하는데, 정신의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내 이야기를 하나 해드리겠습니다. 난 어렸을 때부터 줄곧 내가 엄청 머리가 좋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난 천재다, 천재다’ 하면서 말입니다. 그렇다고 특별한 근거가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평생 아이큐 검사를 받은 적도 없으니 수치로 측정된 것도 아니고, 그냥 나 혼자 어느 날부터 천재로 생각하면서 그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아이큐 검사를 안 받은 것은 내 특기가 창의력인데 그것이 수치로 측정될 수 있겠나 하는 의심 때문이었습니다. 이처럼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 남의 평가에 따라 좌지우지되지 않는 것. 그것이 자신감이지 않겠습니까.
내가 학창시절 때는 모두들 형편이 어려웠습니다. 우리 집은 그 가운데서도 더 어려운 측에 속했습니다. 열세 명의 식구가 방 세 개에서 와글와글 살아야 했으니까요. 당연히 중, 고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를 벌어야 했습니다. 그때 나는 저녁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세 시간을 걸어 가정교사 일을 하러 갔다 올 때도 있었고, 몇 푼 안되는 돈을 받으려고 수십 차례 피를 팔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한번은 야간에 미군 부대에서 보초를 서는데 깜박 잠이 들었습니다. 순찰 중인 미군 헌병에게 얼마나 채찍을 맞았던지 아픈 것을 떠나 서러워서 밤새 울었습니다. 그런 나를 보고 이웃 형이 일러주더군요. “미국의 예일대학교에 가게. 그 대학을 나오면 그 흑인 병사에게 복수가 되는 것이야.” 라고 말입니다. 서울대학교도 모르는 촌놈이 그때부터 예일대학교 학생이 되어있는 모습을 매일 그렸습니다. 그게 씨앗이 되었던지 나중에 예일대학교에 갈 기회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하버드대학교와 예일대학교 두 곳에 지원했는데 예일대학교에서 면접통고가 와 생각할 것도 없이 그곳을 갔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사람의 잠재능력은 뛰어납니다. 내게 천재망상이 없었다면 감히 예일대학교에 지원할 엄두가 낫겠습니까.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할수록 재능과 능력은 집중되고 뜻하는 대로 이루어집니다.
20대는 단지 인생의 출발선에 불과합니다. 남과 비교해 뒤처져 있는 어려운 처지도, 여러 가지로 불만족스럽게 생각하는 성격도 여러분들이 목표지점에 도착하기 위해 참고 견뎌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우울할 것도, 비감스러울 것도 없지 않겠습니까. 자학과 우울함에 빠지는 것은 현재가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는 낭떠러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긍정적인 셀프이미지만큼 사람의 생활을 밝고 활기있게 변화시켜주는 것은 없다고 봅니다. 내가 일흔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58년 개띠라고 사람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바로 그렇게 말함으로써 나 자신이 젊고 활력있게 느껴지고, 또 그렇게 행동하려고 노력하니 남도 나를 젊게 보고, 그런 식으로 선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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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t 3 :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겨라
여러분들은 하루에 혼자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됩니까. 그저 방에 혼자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등 아무런 도구 없이 스스로 침잠하는 시간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측컨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인이라면 거의 그럴 것입니다. 현대인들은 늘 누군가와 교류하고 인정받고 확인되지 않으면 불안해하기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을 대부분 두려워합니다. 그러니 어떻게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고독을 적극적으로 즐겼습니다. 고독감과 고독력은 엄연히 다릅니다. 고독감은 혼자 있는 시간을 주체 못하는 마이너스의 감정입니다. 남과 같이 어울리고는 싶은데 그럴 사람이 없는 일종의 ‘왕따’를 당하는 수동적 상태를 말합니다. 하지만 고독력은 고독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플러스의 감정입니다.
여러분들이 진정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혼자 있는 시간을 늘려보십시오. 그리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십시오. 기획, 구상, 결단 등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일을 여럿이 떠들면서 할 수는 없습니다. 고독력은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길러줍니다. 그러므로 무리에서 떨어져 홀로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십시오. 함께 살아가지만 결국은 혼자여야 함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런 깨달음의 시간을 자주 만드십시오. 고독을 즐기는 힘은 성공으로 가는 힘이 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