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수는 항상 배고프다.

군대시절과 비슷하다.

밥먹고 뒤돌아서면 한 두시간뒤면 배가고프다.

그런데 나와 같이 다니는 김군은 배가 전혀 고프지 않은가보다. (김군과 나는 같은 나이였다.)

오후 2~3시가 되어도 판매영업에 여념 이없다.

( 후에 나도 알게되었다. 내가 사수를 맡아서 해보니  참으로 전혀 배가 고프지 않은 것이다. 판매가 없는 날에는 밥생각은 아예없고 시간이 제발 천천히 가기만을 바래지는 것이었다.

아니 어느 직장생활에서 시간이 더디게 가는 것이 좋다는 말인가?

그런데 현실은 그랬다. 제발 시간 만이라도 천천히 가라고...)

오전 여기저기 7~8군데의 거래처를 돌아다니고 12시가 넘으면 나는어김없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데  김군은 항상 그렇다.

" 야 !  정말 팔데없다.. 어데 갈데없냐?

 

아침부터 선임계장의 핏대높인 소리가 나는생생히 기억난다.

 " 이#같은 놈들아..이 *같은 새끼들아 ~~

이따구로 할려거든 집에가서 발닦고 애나봐라~~

영업하는 놈들이 이게 실적이 뭐냐?

우리 지점이 지금 전국에서 몇등 하는지나 아냐?

그 잘하는 지점은 아프리카 열대야냐?

그곳은 더워서 환장하고 음료수만 먹는 사람이있고 우리는 지금 시베리아, 남극이냐 ? "

전화기를 집어던지고 재털이가 하늘로 날아가는 상황을 본 나로서도

밥맛없고 찹찹한데 당사자인 내사수는 오죽하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나는 왜 배가 고픈가?

 

그렇다 .

항상 회사에서 목표 라는것을 준다.

한달에  이정도는 해야 영업이라 할 수있지...   하면서 주는 목표는언제나

30 %가 더 많게준다.    정상적으로 하면 5천만원 을 팔 수 있는  시장을 언제나6천만원에서

7천만원을준다...

목표라는게 지역특성 이라는 것도 있고 개 개인의 능력이라는 것도 있는데

항상 고참순으로 많이도 주었었다.

항상 목표때문에 스트레스받고 팔아야 한다는 그압박감..

그것을 지켜보는 부사수의 마음도 찹찹하다.

 

그러면 어떻게 팔아야 한다는말인가...

정해져있는 지역을 이탈 하지않고 그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크다는 자기 지역에서

어떻게 하루하루를 팔아가며 목표를 채워야한다는말인가?

당일판매가 떨어지면 고양이 앞에 쥐마냥 한 두시간씩  욕먹으며 죄인처럼 있는사수도 있고

어떤사수는 많이 팔았다하여  어깨 두들겨주면서   고생했어,  칭찬들으면서 5분도 안되서 결재가 끝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면 항상 희비가 엇갈린다.

이것이 승자와 패자의 차이점인가?  아니면 영업의 결과에 대한 당연한 결과 인가?

내가 배우고 싶고, 얻으려한 영업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것 이었나...  상념이 교차한다.

 

그래서 덤핑 판매라는 것이  나오게된다.

한정된 지역내에서 하지못한 목표를 도매점에 푸쉬하게된다.

회사에서는 절대 도매점거래 또는 덤핑판매금지,일률거래처에  회사가격을 준수하는 판매영업를 하라는데 이것이 현실에 맞는 다는 말인가?

 

 

 

정말 말은 쉽고 회사정책 데로만하면 다들 돈 벌어가겠다   한다.

뭐든지 공존의법칙은 있었다. 악어와 악어새마냥 내가 힘들면 쉽게할수있는

주위의 친구(?)가있다.    그것이 도매상 이라는 또 하나의 판매처이다.

하루판매가 끝나가는 저녁이되면 회사는 들어가야  하는데 퇴근하려면 입금도해넣고

장부정리도 끝내고, 가족의품으로 가야하는데   그 영업의 실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사수들은 회사에서 하라는 판매금액이 부족한 만큼의 물량을 덤핑 판매를 하게된다.

 

 

도매점 주인들은 또  누구인가?

뻔히 안다.요놈들 또 갈데 없고 못 팔아서 왔구나..

회사 정상가격에 그 사람들이 물건을 친절하게받을까?

어서오세요?   고생많지  ?   그래그래 내가 아주좋은가격에 팔아 줄게,  어서 놓고만 가게 ?

이런 위안과 친절한 말들을 해줄까?

천만의 말씀이다.

그 사람들은 사수들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 앉아 있다.

사수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듯 하다 .    나도 당신 머리위에 올라가  있다고...

다 필요없다.  가격이 가장 중요하다.

어느 누가와도 필요없다. 가격가장 낮은사수가  승리하는것이다.

회사에서 정한가격이한박스 10000원이라면 덤핑가격은 7500원에서 7700원

도매점주인은 100원 200원에도민감하다.

500원에 한판(110박스)차액이 55000 원이니 항상 가격이 문제다.

그렇게 사수들은 두세 판만 판매하면   손해보는 금액이 장난 아니다.

2백만원을 팔기위해 회사에서 정한 에누리외 20~30만원 이상이 까진다.

 

까진다 ( 손해본다) ,   남는다....

이것이 참으로 애매한 것이다.

회사에서는 분명히 정해놓은 입금가 라는 것이있다.

가격준수...가격투명하게 사실그대로 영업을하고  가격 이상받지도 말고

까지지도(손해를보고) 말고 팔라하는데,  그렇게 순진하게 나가면 슈퍼사장들이

마트점장들이 ...도매점 상인들이... 아이구  아주 잘하고 있구나 !   하고 칭찬해줄까?

절대아니다...죽어도 아니다...

그것은 회사에서 허울좋게 만들어낸 구실일 뿐이다.

분명히 남는곳도 있고 까지는 곳도있다...그리고   보통으로 남지도 까지지도 않는곳도있다. 그러니 각제품마다 똑같은 가격이어도 거래처 마다   가격이 전부 다를수밖에...

내리는 거래처마다 똑같은 가격이 같은 곳은 그래서 한집도 없게된다.

 

여기에서 영업의 진정한 실력이 나오는 것이다.

승자와 패자, 그리고 강자와 약자가 나누어 지는 진검승부가 시작되는 것이다.

패자와 약자는 언제나 말이 많고 변명이 많다.  최선을 다 했다고 는 하나 그 것은 자신의 생각일 뿐이다.   진정으로    내 목을 걸었는가?

패자와 약자는 언제나 말이 많다.   회사가  멋같다느니...더러워서 못해 먹겠다느니...

어이구 그만두어야 이꼴 안보고 안 당하지 ,여기아니면 먹고살데가 또 없을까 하고...그들은 밤이면 술을 마신다.

포장마차 같은 곳에서 소주나 먹을 것이지, 입도  참으로 고급이다.

보통 갈비 집에서 소주한잔 시작하면 얼큰하게 먹게 된다.

입가심으로 생맥주나 한잔 하면 참으로 좋을성 싶은데 그런 다음 항상 가는 코스가 있나보다.

단란주점,  룸이딸린술집, 아가씨가 옵빠  어서 오세요 ...하는미인촌 바로 그것이 문제이다.

아침이면 눈이 벌갠얼굴로 술 냄새풍기는 입으로 사수들끼리 전화를한다.

"야 160만원 나왔다는데 네명이니까 40만원씩  뿜바이다 ."

그리곤 부사수들에게 일을 맞기고 놓고는  오전 취침에들어간다.

40만원이 누구집 애들 이름이냐?

왜 회사공금에  손을 댄다는 말인가. 내가 보기에도 수금한돈으로 먹는것이 보였다.

한달이면 그렇게 몇차례씩 가고들한다.

그러면 영업해서 까져,  술마셔서 까져 ...  대체 생각이있는가....

 

 

그런 와중에 돈번 사람은 절대없다 ...  하는데 항상  까지기만 (손해보기만) 한다는데,

남은 사람은 절대 없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일까?

그렇다면 회사를 뭐하러 다닌다는 말인가? 

내가 생각하는 회사생활 이라는것은  먹고살기 위함이 첫째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회사 내에서의 정확한 내 위치를 찿는 다는 것,   그것은 현실은 직시하고 물을 흡수하는   스폰지처럼  나를 일의 가운데에 놓고 최선보다의 몇배를 다하여 회사생활이지만 업계의 일인자가 되는 삶을 목표로  사는 것이라 깊이 생각하여 본다.

 

아니다..  모르는 내가 보기에도 분명 10 명중에 두 세사람은 벌었다.

들리는 말을 종합해보고,  그 사람의 자제, 마인드,절재력,  생활하는 흐름을 보면 안봐도 느낄 수있다.  

정해진 곳은 납품만 하는것이 아니다. 

 신규개척도 해야 하고 거래처 특성상 여러 사람을 대하는 화술, 가격을 정하는 협상력, 시간관리를 하는 능력 , 장부를 기입하고 전산능력,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어음과  당좌수표를

처리하는 여러능력들,  하루 하루 배워야할 것들 뿐이다.

나는 어깨너머로 항상 자세히 보았다.  분명히 쉽지않은 종합적인 영업 이었다.

술 마실때와는 다른 사수들의 그 능력들을 나는 유심히 보았다.

그리고 느꼈다.   참으로 쉽지 않아 보였다. 정말 쉽지 않아 보였다.

나는 그 비기 (?) 를 공부 해야만 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전히 공부가 필요했다.    학원이나 학교생활이 아니어도 인생이라는 장에서는  이렇 듯 공부가 필요하구나...

 

난 부사수이기에 더욱더 공부해야만했던것이다.

언제일지 모르는 사수의 날을 위하여 준비하고 또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부사수나 하려고 이 회사에 들어왔던 것은 아니지 않느냐...   이 회사는 실전이다.

나는 제대로 된 임자를 만난것이다.   어떤 영업도  이보다 더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를 악물고 나에게 분명히 올 결전의 날을 위하여 내 안의 무기들을 갈고 닦아야만 했던 것이다...

 

 

당시 나는 무언가에 간절히 갈증을 느꼈던  삶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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