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비롯, 무릇 어학은 재미를 붙여야지 잘된다는 것이 상식입니다. 저 역시 중학교 영어 시간 때 ‘틀리지 않고 영어 교과서 정확하게 오래 읽기 시합’에서 이기는 데 재미를 붙여 시작했습니다. 또 고등학교 가서는 팝송에 푹 빠져 영어를 저절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재미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면 좋겠지만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고통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처절한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저는 훌륭한 선생님을 만난 게 결정적인 행운이었습니다. 친구의 아버님이었는데 제가 본 사람들 중에서 전무후무하다고 할 정도로 영어의 달인이셨습니다.
오죽하면 그분의 뇌 이식 수술을 받고 싶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대한민국 최고라 할 정도로 뛰어난 영어 실력만큼 성질도 굉장하셨습니다. 학생일 때는 물론 이고 제가 제법 이름을 날리는 강사가 됐을 때도 툭하면 저에게 퉁박을 주시고 무시하셨습니다.
온갖 욕설, 심지어는 주먹질까지 하셨습니다. “미국 유학을 헛 다녀왔다, 학원강사 집어 쳐라.” 등등. 저는 자존심 다 버리고, 맞고선 또 찾아가 공부하고 배웠습니다.
그러던 분이 나중에 “틀린 것을 고쳐줘야 할 때도 있으나 그 정도면 학원강사라고 할 만하다.” 라고 인정을 해주셨을 때는 매우 기뻤습니다.
제가 이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것은 외국어 공부의 왕도는 자존심을 버리는 데 있다는 걸 일러주기 위해서입니다.
‘나 말고 이렇게 쉬운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등의 사소한 자존심 때문에 진짜 영어 공부의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오늘 수업 시간에 몰랐는데 그냥 넘기고, 나중에 알아봐야지 하는 것은 하루가 지나면 더 모르게 되는 법입니다.
더구나 요즘은 웬만한 강사들은 스터디 모임을 운영, 열심히 학생들을 관리해 줍니다. 모르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중으로 미루거나 아는 척하는 태도가 오히려 부끄러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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