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구 강재구




이 친구를 처음 만난 곳은 논산훈련소 30연대에서이다.

같은 중대, 같은 소대, 같은 내무반을 같이 쓰는 훈련소 동기이다.

이친구는 별 말이 없는 묵묵한 친구였기에 이 친구의 존재를 많이 느꼈던 것은 아니다.




그당시 나는 훈련소에서 남들 다 쉴때에도 일하는 식사당번을 맡고 있었기에 아침,점심,저녁 식사후에 항상 하는 그 짬돌이 생활이 훈련소생활중 가장 힘들엇던 것으로 기억이된다.

남들 쉴때 쉬어도 체력과 몸이 덜 힘들판에 항상 쉬는 시간이 없었던 그 순간이 지금도 힘들게 느껴진다.




동병상련이라고 했던가?

그 친구가 군오기전에 안양에 집이 있다는 그 말이 너무도 절절한 동지로 다가왔다.

안양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뛸 때였다. 안양은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곳이 아니던가?  항상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고 혹 꿈 속에서 만나면 만난 그 순간을 더 가슴에 느끼고 싶도록 아린 내 사랑하는 그녀가 있는 곳이 아니던가?  힘든 그 날카로운 군 훈련소를 견딜수 있었던 것은 내 사랑 그녀가 보내준 한통한통의 편지와 그리움이었다.

그리고 이 친구 강재구 친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견딘 삶이었다.




항상 귀담아 귀기울여 주었다.

내사람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일들에 대하여 말이다.




훈련도 중반을 넘어서 그날밤 야간 사격하는 날이었다.

한겨울 12월에 입대한지라 사격하는 날도 1월의 칼바람으로 기억이 된다.

저녁을 먹고 야간사격장에서 자기 차례가 올때까지 아마 2시간은 기다려야 하였나보다.

춥고 더디게가는 그 시간에 나는 이 강재구친구와 무수히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안양에서의 이야기들 , 제대후의 이야기들, 얼큰한 국물에 소주한잔 하고싶다.

우리 제대후 아니 휴가때 꼭 만나자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추웠던 그 야간사격장의 밤은 그 친구가 있어 너무도 따뜻했다.




다음날 주간사격...

여전히 추웠던 날씨 

이친구와 시간만 나면 이야기하고 그 냄새나는 구화장실에서 추위를 피해 웃으면서 먹었던 그 식사와 담배 한가피....  그렇게 훈련은 서서히 가고 있었다.




퇴소후  나는 광주의 기갑학교로, 그 친구는 멀리 경기도 수원 특공연대로 제대를 명받았다. 그리고 가끔식 오가는 편지에서 많은 우정과 힘을 얻었다.

일병휴가때 친구 면회를 갔다. 나도 휴가가 금같은 시간인데 면회를 간다는 것은 보통정성이 아니겠지만 나는 면회를 갔다. 면회를 신청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 인지라 훈련을 나갔단다.   아쉬운 마음에 또 상병휴가때 면회를 갔다.

면회를 신청후 만나 수원역으로 호프집에 도착하여 회포를 풀었다.

몇잔의 술잔이 오간후 그렇게 할말이 많고 보고팠던 친구지만 막상 얼굴이 보니 할말이 없어 졌다.  그래서 잠시 머뭇거린다는 것이 둘다 잠들어버렸다.

피곤하고 지친 군생활이 긴장의 끈을 놓지못하게 하였나보나...




드디어 군제대후 그 친구를 만나기 위하여 전화를 걸었다.

안양역쪽 본백화점이라는 곳에서 일한다 하여 찾아갔다.

그런데 그 친구를 멀리서 보는 순간 사자가 토끼들과 어울려 야성을 잃는 느낌을 받았다.

캐벼보조하면서 봉투에 물건을 집어넣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저녁에 술잔을 기울이면서 한마디하였다.

너하고는 도저히 맞는 일이 아니다.   포기하여라.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이있는 법이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은 이래서 나온 말인 듯 하다.

그냥 그렇게 잘 하고 잇도록 나둘것을

방황도 참 많이 했었다.  일찍 애 아버지가 된다는 마음에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마음에도 언젠가는 이 친구와 같이 맥주집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쥐가 있다는 주인의 말을 듣고 그 쥐를 잡아주다가 쥐가 최후의 반격을 하는 통에 쥐에게 물리는 일이 발생되었다.

피가 많이도 났다.  다음날 친구의 학교인 경기대를 가서 그 물린 자가 찝찝해서 병원에 들러서 주사를 맞게도 했다.




같이 수원 거목이라는 술집에서 술을 마셧다.

샌님처럼 생겨서 그리 힘을 쓸 것같아 보이지 않는데 정말 선수다.

무술과 노가다로 단련이 더 되다보니 어찌 그리도 힘이 좋고 일을 잘 하는지 그 바닥에서 아예 소문이 나버렸다. 거목에서 술을 마시고 나는 술이 쉬했다.

다음날 들은 이야기인데 우리가 전철에서 담배를 피우는 파렴치한 일까지 저 질렀다는 것을 알고는 화끈한 마음에 ...




항상 나에게 힘이 되어준 친구이다.

곁에 있기만 해도 좋은 친구이다.  그 자리를 항상 지키고 나를 지켜주는 친구.

항상 진지하게 나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주면서 내가 옳지못한 판단을 내려도 묵묵하게 나를 바라보면서  그 일이 비록 잘못되어도 탓을 하지 않는 그 친구.




사업이 어려워서 정말 울고 싶노라는 말을 하니...   자기가 가진 돈 이 있는데 빌려주는 것이 아니고 주는 것이니 아무 부담같지 말고 쓰라는 멋진 친구...

내가 세상 헛 산것은 아니구나...

너무도 고마웠다.




경찰 10년이 다 되어간다.

경찰이 순찰 잘하고 일 잘하면 되는데 어찌도 그리 공부를 많이 하던지 내가 언젠가는 그렇게 공부하면 고시도 붙었겠다. 대단 하구나   하고 했던  말이 생각이 난다.




고맙다 친구야    네가 있어 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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