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이 지난  비가 오는 한 여름의 일이다.

 

집에 일이 있어 오후에 출근하게 되었었는데 7년지기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 형 어데야...? 

 "어..  여기 집이다. 웬일이냐? "

" 그래 조금만 기다려 금방 갈게... "

10분후 다시 전화가 왔다.

" 형 !  지금 도착했는데 아파트 1층으로 내려와 !  잠깐이면 돼. 

간편한 복장으로 아파트입구에 내려갔다.
" 허... 이상하다 통닭집하는 녀석이 바쁠텐데 어쩐 일이지.. 별일이네  그것도 우리집에... "

녀석은 웃음 띤 얼굴로 나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 형!  놀랬수? "   말을 던지면서 몇 바구니 비닐바구니를 건넸다.
자세히 보니  ----- 배추, 얼가리배추,상추며 갖은 야채가 든 큰 비닐바구니를 내미는 것이었다.
" 아니 이게 뭐다냐? "  황당하기도 하고 은근히 기분이 좋아졌다.  이유를 막론하고 공짜가 아닌가?
궁금하고 으아해하는 순간  가까이에 차의 윈도우가 내려지면서 낯익은 분들이 보였답니다.

 동생녀석의 부모님이셨다.

" 어...잘있었남?  오랜만이여 ..."  하시며 전라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쓰시며한손엔 시골서 빻아온 고추가루 라면서 큰봉다리에 한자루,다른손엔 오시면서 김치를 담구으셧다면서 김치를 한 무더기를 또 주셨다.
순간 어이가 없으면서 너무 감사하기도 했지만  감짝 놀랬다.
세상에 전북 무주에서 안양까지는 얼마나 먼거리인데 어떻게 이리도 많이도 가져오셨담.
어찌나 감사하던지 무슨 복권에 당첨된 기분도 들고 코끝이 시큰해지는 감동이 일었다.
" 어 ...  여기 안양 아들네 오는데 자네 생각이나서 가져왔네.. 그냥 올 수가 있나. "
하시는데 나는 할말을 잊을 수가 없었다... 
" 아이고 자식들도 네 분이나 계시는 분이 피 하나 안 섞인  이 사람을 이렇게 생각해 주시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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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휴가 때였다.

두 분을 처음 뵌건 5년전 음료회사를 같이 다니던 설씨성을 가진 회사 동생과 워낙 친하고 막역하게 지내던터라 " 형!  이번  휴가때에는 꼭 우리집 무주에 한번 꼭 오슈" 했다. 

고향이 진안인지라 고향 들른후 그 곳 무주에 가게 되었다. 같은 무진장 골짜기지만 은근히 멀다.  용담댐을 경유하면서 유람하듯이 가게 되었다.
톨게이트에서 부터 동생녀석 형제들이 마중나와 주는데 귀빈대접이 따로 없다.

 

동생 녀석 집에 도착하니 참으로 인상좋고 허물없이 대해주시던 두분.
내집에 온 것 마냥 편안하게  대해주시고 그저 내집이려니 편안하게 지내고 놀다가 가시게나  하시는 두분 부모님께 부담이 전혀 들지가 아니하고 정말 내 집처럼 편하게 대해 졌다.

어머님이 차려주시는 시골음식을 너무 맛있게 먹었다.
마당건너 편에는 소가 풀을 뜯고 있고 저멀리 강이 보이는 곳으로 고기 잡고 물놀이 할 것을 약속하면서 마지막 남은 숭늉 한대접까지 남기지않고 먹게 하신다.

" 형! 이곳이  너무 시골인지라  일급수만 산다는 쏘가리도 잡고 꺽지며 여러고기도 잡아봅시다...! "큰소리치는 동생을 따라 낚시대며 여러 채비를 하고 강을 ( 냇가가 하면 작다.) 건넜다.

아내와 두 아들은 무더위에 지쳤다.

아내도 두 아들도 더워 죽겠는데 무슨 고기를 잡느냐... 이 땡볕에 있느니 집에 가자고 성화다.
낮은 냇가 돌들로 자리를 만들어 주고 조금만 참아라 하고 물을 끼엊어 주었다.
내가 이러고 있는 동안 동생형제들은 난리가 났다.
여기는 쏘가리네...   여기는 꺽지네 하면서 고기 잡았다고 난리가 났다.
아닌게 아니라 손바닥 만한 고기들을 금새 몇마리 잡아냈다.

아내와 아이들이 신기한듯이 연신
"우아 ! 와 !   고기다.... "
잠시후 신난 것은 웨려 나였다.
동생의 낚시대를 빼앗아 직접 닐 낚시대를 힘껏 던지니 묵직하기도, 작은 울림의 느낌도 몇번의 손맛을 보는데 신이 나버렸다.

아빠가 고기를 잘 잡은이 아이들도 신났다.

동생의 남동생이 작은 칼을 꺼내어서 능숙한 솜씨로 쏘가리 회를 썰고 있다.
동생과 나는 초고추장과 소주한병을 준비했다.

돌위에 가지런히 놓인 쏘가리들은 내가 그리 많이 보던 횟집에서와 달리 너무도 멋지고 군침이 도는 모습이었다.  레이디퍼스트   아내에게 먼저 쏘가리 회 한점과 소주한잔을 건넸다.
아까까지 무더위와 제대로 앉을 자리도 없다고 투정을 부리던 아내였다.
소주한잔을 독하다고 마시고 쏘가리 회를 먹고난 아내의 웃음띤 그 미소와 맛있다 !   를 연발하는 그 모습에서
무안한 행복을 느꼈다.
내가 먹어도 진짜로 맛있다.  세상에 이런 맛이 존재하다니....   독한 소주가 단맛이 나 버린다.

초고추장을 듬뿍 묻혀서 인가...    주거니 받거니 잔을 돌리는 그 순간에 어느덧 저녁노을이 드리운다.
찾아온 피로도 다 풀리고 강가에 물을 담군 발은 시원도 하구나...
세상 시름 다 잊은 듯하다...  풀벌레소리가 나기 시작하고 어두움이 깊어 갈때즘 강건너를 작은 배를 타고 건너는 행운도 치뤘다.  동생후배라는 사람이 대수리 ( 고동, 소라라고도 한다.)를 전문적으로 저녁에 잡는 일을 직업으로 여름에만 한다고 한다.

경운기의 엔진으로 배를 제작한 배는 모터소리를 내면서 잘도 간다.
한없이 행복한 기운이 감돈다....

저녁엔 귀한 손님왔다고  몇일전에 그물로 잡은 자라로 끓인 용봉탕과 멍멍탕도 같이 주신다.
역시 음식은 전라도 음식이다.
얼큰하면서도 간이 잘 뵌 깜끔한 음식들...  같이 어울린 갖은 야채와 향토음식들...
마당에는 모기들을 쫒으시려는지 피오놓은 쑥대잎이 연기를 내면서 타오른다.
달이 떠올랐다...   둥근 달은 우리 가족들을 보면서 웃는 듯 하다.
저 멀리 개소리며, 새소리, 풀벌레소리들이 너무도 정겹다.
이 모든 것이 다 정겹지만 가장 정겨운 것은 동생녀석의 부모님이시다.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 이렇듯 쏫는 이 정겨움말이다.
밤이 깊어가고 소주에서 시원한 맥주로 술잔을 이어갔지만 술은 전혀 취하지를 않는다.
냉동실에서 내오셨다는 수박한입을 먹어 보니 얼음덩어리같구나...
작은 아들은 엄마품에서 언제 잠들어 있는지 색색거리면서 꿈나라를 향하고 있다.
한가지 소망이 들었다...

 

 "  시간이 이대로 멈추어 버렸으면.......  " 

 이튿날 직접 재배하셨노라하시며 수박이며 고추며 상추 여러 야채들을 차에 실어주시는 데 얼마나 감사하던지.....차가 멀어지는데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시던 두 분.....

" 아!  낳아주신 부모님만  부모님이 아니구나.............! "

 

안양에 도착 후 나는 가전제품 가게에 들러 선풍기를 하나 산후 바로 무주로 보내드렸다.
두 분이 계시는 시골은 너무 더워 선풍기 하나만 더 있으면 좋으련만 ...하시는 소리를 제가 들었엇다..  보내드리는데 얼마나 기분이 좋고 흐뭇하고 시원하던지...
그 후로도 1년에 한 두번 오시면 꼭 인사드리고 자주는 아니지만 갈비집에 모시고가서 고기도 대접 해드리고 식사도 대접해드리면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너무 감사하다며 인사를 드리는데 드릴께없어 아버님,어머님 차비라도하세요
하며 3만원을 드리는데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한사코 안 받으시겠다는 두분께 정말 잘먹겟습니다.  하고 부끄러운 손을 내밀면서   차가 저 멀어질 때까지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
" 사람사는 정이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  "
이 글을 다 써내려간 지금 창밖에는 찬바람을 동반한 눈이 내리고 있다.
지금 이순간 왜이리 그해 여름 그 햇살과 바람이 많이도 그리워지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어린 마음이다.

진심어린 마음이란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에서 나오는 내면의 아름다움이다.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상대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기에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는다.
내 자신에게 가장 하고픈 말은 한가지이다.
내게 해가 되는 몇몇사람을 제외하고 항상 정으로써 상대를 배려하고 긍정적으로 대하기로 하자.
하지만 내 자신에게는 엄격한 사람이 되도록하자.
따뜻하고 여린 마음을 간직하돼 또 다른 내면은 미래를 위하여 일정 부분은 인내하기로 하자.
비록 지금은 고통이 따르더라고 조금만 더 참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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