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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평점 :
군대시절, 병장때 이제 제대가 정말 얼마 남지 않았을때의 일이다.
후임 한명이 어느날 휴가복귀후 책을 한권 가져오는 것이었다.
" 야 ! 너는 무슨 일본놈이 쓴책을 좋아하냐? 거 재미있냐.. "
하고 물으니 자기가 읽은 책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속으로 책이 그래보았자 거기서 거기지 ... 뭐 별거 있겠나.. 생각했다.
책에 관심은 많았지만 반일감정이 있었는지 일본작가들의 책은 거의 보지를 않았다. 책이라는 것을 좋아했지만 책에 대해 외곬수 적인 것이 있었다.
신토불이 라고 책도 역시 우리나라 작가가 쓴 책이 나에게 맞다고 생각 했었다.
그리고 훈련을 나가는데 혹 밤에 보초서다가 심심하면 읽자.. 하고 재미로 가져갔었다.
그리고 훈련은 시작되었고 밤이되어 후임들이 경계근무를 마치고 밤1시쯤 나를 깨웠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전차안에서 보초를 서는데 심심한 것이었다.
생각난 것이 낮에 가져온 책이었다. 기대를 하지 않은채 그저 시간을 때우려고 책을 잡았다.
그리고 몇장을 읽어 나갔다. 처음에 호기심으로 몇장을 더 읽어 나갔다.
오호라... 구미가 조금씩 당기는 무언가가 나를 발동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후임이 다가와서 " ***님 근무교대할 시간입니다. " 어느덧 한시간이 지난 것이었다.
나는 " 야 피곤할텐대 그냥 들어가서 자라 ! " 내가 한시간을 더 한다고 자청한 것이었다. 그리고 책을 다시 보았다. 제목도 다시 보았다. 이것이 무엇이람...
무라카미 하루키 스승의 " 상실의 시대 " 는 그렇게 나에게 다가왔다.
나에게 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의 개념을 바꾼 그 책은 그렇게 나에게 새벽의 여명을 뚫고 나에게 다가왔다. 후임을 보내고 나는 또 다시 책속에 빠져 들었다.
아~ 이거 참으로 희안한 책이로구나... 어떻게 이런 책이 다 있지?
나는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있다는 말인가? 사람이 감정을 어떻게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는 사이 또 후임이 다가와서 교대시간입니다! 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 어서 들어가 자거라.
나는 또 다시 책을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건 또 뭐라는 말인가?
이제는 반절 가까이 읽은 책이 아까워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니 벌써 반절 가까이 읽었다는 말인가? 아깝다.. 책을 읽어가는 속도가 아깝다는 책은 이제까지 단 한번도 없었다.
혼자뜨는달도 그리 재미나게 읽었지만 이건 비교가 되지를 않는다.
이야기는 20살도 안먹은 청춘남녀의 이야기인데, 군인인 내가 왜 이토록 빠져 드는가? 내가 지금 사춘기라도 된다는 말인가?
천천히 아껴서 읽자, 읽고 싶어도 참으면서 책장을 넘기자... 그렇게 나는 새벽을 맞을 준비을 하고 있었다...
부대 복귀후 정리해 보았다.
원제는 " 노르웨이의 숲 " 이다. 스승이 1989년도에 초판을 낸 소설이다.
노르웨이의 숲 이란 비틀즈의 노래를 말하는 것이다. 스승이 말 하고자 하는 그 심오한 무언가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누구인가 를 생각하게 만드는 그 마력같은 필체는 무엇인가?
대체 무엇을 말하려고 하였나? 궁금하다...알고 싶다...
그래서 읽기 시작한 책이 초기작 " 1973년의 핀볼"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였다.
무언가를 느끼기에는 부족하다. 다시 펼친책이 " 댄스댄스댄스" 이다.
이제 무언가 맥이 잡히는듯 하다. " 댄스댄스댄스" 는 상실의 시대를 능가하지는 못하지만
두번째로 맞는 우수작품이다 ... 많은 것을 생각해주는 그 어떤 것들...
" 양을 쫓는 모험" " 슬픈 외국어" 닥치는 대로 읽어 보았다.
하지만 " 태엽 감는새" 에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상실의 시대" 에서와 "태엽감는새" 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우물...
우물은 대체 무엇을 나타내려 한것일까?
지금 생각해보면 알수 없는 현실과 미래에 대한 보이지 않는 그 아련한 무엇이 아닐까? 알지 못하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아닐까 홀로 생각해본다...
스승의 책은 난해하고 어렵다... 그러하기에 읽는 무언가의 재미가 있다.
이렇 듯 어느날 다가와 향기를 감싸않는 책도 있다. 책의 다양성에 대하여 나를 빠뜨리고는 한다. 독서는 바다 이다. 깊이와 넓이를 알 수가 없다. 섣불리 말할 수 없는 침묵의 바다, 나는 그 침묵 속에서 항상 무언가를 부지런히 찾고 싶다. 남들이 하나라도 더 가져 가기전에 나 만이 더욱 가져가고 싶다...
내가 로또복권을 한번도 사지 않고, 그런 자체에 신경을 쓰지않는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나는 땀이 서린 돈을 벌고 싶다. 돈 속에 땀과 눈물, 아픔이, 고독한 힘겨움이 들어있는 돈 만을 원한다. 미련할 수도 있다. 세상에 어찌 그렇게 답답하고 외곬수라고 해도 누가 뭐래도 난 분명 나만의 원칙을 지킨다.
로또 복권이 당첨되지도 않겠지만 그런 따위의 돈은 만원도 필요가 없다.
내가 단 하나 로또복권을 사지 않는 이유를 들자면 그 로또복권 살돈으로, 두세장 살 돈으로 책을 사보겠다. 왜 허황된 꿈을 꾸는가?
책은 결코 로또복권의 돈 으로 바꿀 수없는 용기를 준다. 용기 속에서 삶의 지혜를 배운다. 배운 가르침으로 자신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자신의 길 로 만들어 나간다.
책은 감사한 스승이다, 스승은 언제나 말이 없다, 말이 없는 그 책속에서 나는 오늘도 내가 살아야할 이유를 분명히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