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8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와카타케 나나미? 아, 맞다.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과 '네 탓이야'를 읽었다. 특징은 코지스러운 가운데 뒷맛이 묘하게 씁쓸하다는 것. 이 책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도 그렇다. 모든 미스테리가 풀리는 와중에 드러나는 그 묘하게 비틀린 저마다의 사정과 동기와 태도라니.

 

 

덕분에 작은 마을, 재미있는 소동, 개성있는 인물. 코지 미스터리의 미덕을 다 갖추면서도 코지 미스터리 하면 떠오르는 부드러움이나 남의 가쉽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소소한 재미보다는 아, 이 작가가 와카타케 나나미였지,라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대단하다. '네 탓이야' 에 좀 실망했던 마음이 다 풀렸다

 

추가 : 이 소설에 감탄하고 다른 하카다 마을 시리즈도 읽었는데, 결국 진도가 안 나가서 다 읽지 못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마산장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몇몇 일본 추리 작가들은 일정수준 이상의 수준을 늘 보여준다. 히가시노 게이고도 그렇다. 딱히 팬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지만, 뭔가 읽고 싶을 때 가장 손이 잘 가는 작가이기도 하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아리스가와 아리스보다 조금 더 마음에 드는게, 작품의 편차가 크지 않으면서도 작품이 다양한 느낌을 준다. 백마산장 살인사건은 평작 수준은 되는 작품이다.

 

 

이 소설엔 뚜렷한 탐정이 있긴...한데 아마추어 수준이고 그 외에도 프로가 여럿 등장한다. 그래서 뒷부분에 미스터리가 해결되는 지점이 약간 불공정한 느낌이 든다. 범인의 과거라던가, 중요한 동기라던가... 하지만 이 소설의 미스터리는 사건 뿐만 아니라 보물찾기도 있으므로 그리 했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사건이 여럿, 거기에 보물찾기라. 좀 복잡해보이지만(실제로 뒷편에 가면 좀 복잡하게 된다) 우선 소설은 보물찾기의 여정을 따라가므로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이 소설이 영상화 된 적이 있을까? 과연 누가 마코토를 맡았을까, 혹은 맡을 수 있을까? 탐정의 '실사'가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탐정은 밀항중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어떻게하다보니 계속 와카타케 나나미의 작품들을 몰아서 보고 있다. (원래 그런 취미는 없다) 이번 작품은 아마 1910년 혹은 1920-30년대가 배경일 것이다. 이 때를 배경으로 한 일본 소설들을 읽으면 아무래도 입맛이 좀 쓴게 사실이다. 개항 후 일본이 세계무대에 막 등장하기 시작하던, 그리고 세계적으로는 브루조아지의 문화가 절정에 달했던 이 시기를 배경으로 한 일본 소설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은 편이고, 나는 소설에 묘사된 그 시대의 패션과 유행, 신문물, 그 모든 것에 관심이 많지만, 어쩔 수 없이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그 시절의 조선의 모습이 겹쳐보일 수 밖에 없다. 중고등학교때 읽었던 수 많은 이 시기의 한국 단편소설들에 등장한 그 어둡고, 지쳤으며, 절망스러운 분위기가 자꾸 떠오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이 시대를 낭만적으로 그리고 있는 작품이 없는 것은 아니나, 우리나라의 그런 작품들조차 바닥엔 우울하고 어두운 정서를 깔고 있는 데 반해, 많은 일본소설들에서는-특히 그 시대를 겪지 않은, 전후세대의 장르작가들 작품에서는-이 시대를 그저 향수와 낭만이 뒤섞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마치 그들이 서양의 귀족문화나 부르조아지문화를 그리듯이 말이다. 소설중에-이 소설에는 나오지 않지만-조선인에 대한 묘사가 나오면 정말 마음이 아파진다. 특히 전쟁을 낭만적으로 그리는 것보다, 마치 태평양 전쟁과 군국주의 시대가 없었다는 것처럼 구는 소설들은 아무리 재미있게 읽고 그저 시간 때우기라고 주문을 외우더라도 좋은 뒷맛은 결코 없다.

 

 

서론이 길었는데-이 소설은 일본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유람선 안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룬, 코지 미스터리이다. 와카타케 나나미는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 뒤에 숨은 악의나 모순을 슬쩍 드러내는 것으로 유명해진 작가인데, 이 소설에는 그런 부분이 다른 작품에 비해서 발견되지 않는다. 도리어 마지막 부분은 상당히 로맨틱하다.

 

 

그나저나, 등장인물들 이름이 헷갈리기 시작했으니 일본소설을 좀 쉴 때가 온 것 같다. 누가 범인이고 누가 피해자고 누가 탐정역인지 이름이 헷갈리니... 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차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시리즈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왜냐하면, 천재이자 괴인인 건축가가 설계했다는 집에 숨겨져 있는 각종 장치들이 사건과 추리과정에 포함되는 것이 반칙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원래 반칙 트릭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지만, 아무래도 비밀의 방이라던가 비밀의 문이라던가 하는 장치를 통해 사건이 해결되고, 트릭도 그에 연관되어 있다는 설명을 읽다보면 사기를 당한 기분이 되곤 하는 것이다. 본격이 sf는 아니잖아!라고 외치고 싶달까. 건물에 트릭이 너무 숨어 있을 때에는 마치 모험물 같기도 해서 원하던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 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시리즈를 죽 읽는 것은 물론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전설의 관시리즈...라는 후광은 애초 십각관의 살인에서 던져 버렸지만, 재미가 있다는 건 부인하기 어렵다. 죽여버릴 시간도 없는주제에 이런 생각으로 책을 읽는 건 당치않은 사치나 게으름이란 생각이 들지만 말이다.

 

 

어쨌든 앞에 장황하게 나는 왜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시리즈를 싫어하는가? 따위를 적은 건, 반대로 이 책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숨은 장치가 사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들고, 집에 대한 설명이나 억지로 만든 괴기한 분위기가 장황하게 늘어지지 않는 것도 좋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구성이 혼란스럽지만, 이것이야말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물론 범인의 정체와 트릭은 '이 쉑, 이거 또 반칙이야'라는 기분을 들게 했지만, 어쨌든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마지막 결말이 마음에 들어 전체적으로는 잘 읽었다 싶다. 정말 마지막 결말의 분위기는 상당하다. 아야츠지 유키토가 글빨도 없다고 생각해왔지만, (그래서 월관의 살인같은 만화 시나리오 정도가 니한테 어울린다 싶지만) 수차관에서만큼은 작가는 작가, 것도 유명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토바 전설 살인사건 명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
우치다 야스오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드라마화 어쩌구 할 때 감을 잡았어야 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류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본 추리 소설들은 '한시치 체포록'이나 마쓰다 신조의 괴담+전설+추리 류이다. 읽으면 속이 쓰리고 때로는 열불이 나긴 해도 메이지 유신 당시가 배경인 소설도 좋아한다. 그래서 사실 이 소설도 그런 스타일이겠거니 하고 선택했다.

 

 

결론은 아니다. 고토바 전설에 얽힌 살인사건이 아니라 고토바 전설이 등장하기도 하는 추리소설이다.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형사물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을 법한, 지극히 상식적이고(범죄에 이런 말 쓴다는 게 좀 많이 웃기긴 하다) 있을 법한 이야기다. 고토바 법황이 튀어나와 살인을 저지르는 건 아니라는 말씀.

 

 

이제 피서철이고, 여행을 다니시는 분들도 많을텐데 아마 기찻간이나 비행기 속에서 읽을만하다는 건 이런 소설을 두고 하는 것 같다. 재미있고, 편하고, 근데 별 생각은 안 난다. 재미있었다!하고 손발을 쭉 편 후 도착지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아무나 보라고 의자에 놓고 갈 법한. 그렇다고 해서 별로거나 질이 낮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관점이지만, '추리소설다운' 그런 추리소설이라는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