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지구의 크기를 재다 - 초등학생이 처음 만나는 구석구석 세계 지리 이야기 초등학생이 처음 만나는 세상이야기 8
장수하늘소 지음, 이현주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을 보더니 아이들이 외친다.

"어, 이거 그...에 뭐라고 하는 사람 얘기 아니야?"

"맞아, 에라토스테네스!"

이름이 너무 길고 생소하니 외우는 것은 당연히 무리다. 아무튼 읽었던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대견하던지... 얼마 전에 에라토스테네스에 관한 그림책을 읽어 줬더니 아이들이 그것을 기억해 냈나 보다. 역시 책을 읽어 준 보람이 있군.

세계 지리 이야기라는 부제에 걸맞게 주로 지구에 대한 그 중에서도 지리와 자연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아무래도 지리에 관한 이야기라면 탐험 얘기를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처음에 인류가 정착을 해서 살다가 차츰차츰 소유라는 개념으로 자리잡아 국가를 이루고 다음에는 땅을 넓히는 단계로 나아가면서 새로운 미지의 땅을 찾아나서게 된 것이 바로 (좋게 말해)탐험이 된 것이다. 비록 한 때는 식민지 건설이라는 목표 아래 새로운 땅을 찾아나섰지만 그럼으로써 새로운 길을 찾아냈고 지리학이 발전하기도 했음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책의 구성을 보면 우선 이야기가 나오고 그에 대한 자세하고 객관적인 설명이 나온 다음, 앞의 이야기에 더불어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을 법한 글이 짤막하게 나온다. 아이들이야 처음의 이야기가 재미있겠지만 부모들은 뒷부분의 설명에 더 마음이 끌리는 것은 비단 나에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겠지. 무엇보다 대부분의 사실들을 기록할 때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 보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당시 그 나라 입장에서는 개척이고 위대한 일이겠지만 상대방 입장에서 보면 침략이며 고난일텐데 그 부분을 짧게나마 언급하고 있다.

아무래도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이야기가 많아서 탐험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진화나 엘니뇨, 나니냐, 황사, 화산 등 자연 현상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풍수지리에 관한 에피소드와 알래스카 이야기였다. 물론 알래스카를 미국이 사고 나서 엄청난 가치가 있는 땅이라는 것이 밝혀져 러시아가 엄청 후회를 했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지만, 어느 때인지 그리고 미국에서 처음 추진할 때 상황이 어땠는지는 알지 못했었다. 이 책은 세계사의 기본적인 흐름을 알고 읽는다면 더 의미있게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짤막한 이야기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자세한 것을 알고 싶으면 좀 더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책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지면 한계상 너무 자세히 설명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책은 아이들의 흥미를 끌어내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처음에 말했던 에라토스테네스 이야기의 경우 그냥 별다른 노력없이 지구 둘레를 잰 것이 아니다. 엄청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고민도 많이 해서 방법을 알아낸 것이다. 또한 알렉산드리아와 시에네 간 거리도 별의별 방법을 다 써 보다가 결국은 왕의 도움을 얻어 거리를 재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이용해서 재게 된 것이다. 다른 책으로 한 권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한두 장으로 압축하다 보니 간략하게 핵심적인 이야기만 들어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을 계기로 여러 방면에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면, 그리고 어느 순간에 '어, 이 이야기 어디서 들어 봤던건데.'라고만 해도 책을 읽혀 준 보람은 충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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