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꽃다발 법구경 나의 고전 읽기 4
장철문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고백하건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내 또래의 사람들이 당연히 읽었다고 생각하는 책들을 나는 제대로 읽지 않았다. 고전이라는 책들을 접한 것은 중학교 다닐 때였고 그나마도 고등학교에 가서는 제대로 읽지를 못했다. 그 당시만 해도 논술이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학교 과목만 열심히 하면 되었으니까. 그리고 대학교 때는... 어쩌다가 사회과학 서적에 흥미를 붙인 뒤로 소설이나 기타 고전에 관련된 책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가장 시간이 많은 시절에 여기저기 놀러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렇다고 사회과학 분야에서 정통한 책들을 읽었냐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그냥 흉내만 좀 냈다고나 해야할까.

이제 어른이 되어서 그것도 아이와 책을 같이 보아도 되는 시기에 와서 법구경을 접했다. 물론 완전한 법구경이 아니라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엮은 것이지만 읽으면서 지금까지의 내 생활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작은 것이라도 더 가지기 위해 아둥바둥 사는 것이며 마음 속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나에 대한 욕심, 그리고 자식에 대한 욕심, 그리고 나를 둘러싼 나쁜 환경(경제적, 정치적)에 대한 괜한 화... 이 모든 것들이 부질없는 것임을 비록 순간이나마 깨달았다. 정말 이런 깨달음은 순간이다. 책을 덮고 아이들을 대하고 일을 하는 순간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니 말이다. 그래도 안 읽은 것보다는 낫다고 스스로 위로하고 싶다.

책을 읽을 때 항상 서문부터 읽는 습관이 되어 있어 당연히 처음부터 펼쳤다. 특이하게도 머리말 다음에 다시 '책을 읽기 전에1'이 나온다. 그렇다면 '책을 읽기 전에2'도 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그렇게 읽기 시작했는데 머리말이야 그냥 보통의 책들처럼 지나갔다. 그런데 다음에 나오는 부분이 '불교란 어떤 종교인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물론 법구경이 불교 경전이므로 당연히 불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기에 정독하며 읽었다 .그리고 그 다음은 '법구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인데 여기서 머리가 조금 지끈거렸다. 율, 경, 론에 대한 설명도 그렇고 생소한 단어들도 그렇고 쉬이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그래도 그 부분을 다 읽고 나니 처음에 겁 먹었던 것보다 덜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다행이었다. 그래서 삼장법사라는 말이 있구나... 만약 책을 본문부터 읽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을 때는 필히 서문부터 차례로 읽기를 권한다.

그렇게 어렵게 본문으로 들어왔는데 오히려 본문의 내용은 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을 콕콕 찌른다. 얼마나 찔리는 구절이 많던지... 짧은 게송이 나오고 그  게송에 얽힌 이야기가 나온다. 만약 그 이야기가 조금 어려운 것이라면 작가가 다시 풀어서 설명을 해 준다. 이 책은 청소년이 읽어도 좋지만 인생의 쓴 맛과 단 맛을 모두 본 성인이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책이다. 그리고 꼭 불교를 믿는 사람이 아니어도 읽으면 인생에 대한 성찰을 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여기에 나오는 일화를 읽다보면 정말이지 얄미운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읽는 나도 너무 얄미워서 화가 나는데 붓다는 그 사람조차 이해하고 타이른다. 역시 난 그냥 평범한 욕심 많은 인간인가보다.

중간중간 나오는 그림은 글의 내용과 너무 잘 어울린다. 그림을 볼 줄 모르는 내가 추상화를 보면서 무엇을 그린 것이구나를 바로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 그 만큼 글의 내용과 어울리는 그림을 배치한 것일 게다.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항상 나는  바꾸려 하지 않고 다른 사람만 바뀌기를 바라고 강요했었다. 그리고 내 허물은 그냥 단순한 실수나 셩격으로 규정지으려 했었다. 그게 얼마나 어리석고 아집에 사로잡힌 생각인지 알았다. 이제부터 서서히 그 부분을 바꿔야겠다.

별것 아닌 일에 마음 쓸 게 무언가 하고

작은 허물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

방울방울 떨어진 물이 항아리를 채우듯

작은 허물이 쌓여 결국 큰 재앙을 불러온다

                -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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