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비밀 찾기 만화로 보는 논술 국어상식 5
CHUM 지음, 홍연식 그림, 신진상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으면서 두 권의 책을 읽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나는 <걸리버 여행기>이고 다른 하나는 추리소설. 겉표지와 제목을 보았을 때는 <걸리버 여행기>를 만화로 만든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내용은 전혀 의외의 이야기였다.


사실 이미 나와 있는 작품을 그것도 고전을 만화로 만든다는 것은 모험이라고 생각한다. 자칫 흥미 위주로만 구성하면 유치할 수 있다. 또한 내용을 다 담을 수 없어 축약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바라는 바를 은연중에 주지시킬 가능성도 있고, 이야기의 꽃인 풍자와 은유를 모르고 넘어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단 이 책은 <걸리버 여행기> 내용을 읽히는 것이 목적이 아니므로 이 부분에서는 자유롭다.


이 책은 <걸리버 여행기>의 숨은 뜻을 알려주어 아이들이 진실을 알게 해 주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두 부분의 이야기에 대한 부분만이 아니라 삭제된 부분에 대한 이야기와 그 배경, 그리고 역사적 사건까지 곁들여서 통합적인 고찰을 할  수 있게 한 점이 좋았다. 그리고 논술에서 주의해야 할 점과 논술의 기본적인 부분을 지적해 주어서 좋았다. 다만 아이들이 이 부분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와 그에 앞서 과연 아이들이 이 부분을 읽기는 할까 하는 노파심이 생긴다. 그래도 우리 아이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처음에는 안 읽다가도 두 번 세 번 읽을 때는 이 부분도 읽는 것을 보며 작으나마 안심을 해본다.


그러나 중간중간 들어 있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공부를 목적으로 한 요점정리를 위한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도 거의 완성된 음식을 떠 먹이기 위해서 대기하고 있는 성급한 부모들을 겨냥한 책이라는 느낌. 이미 <걸리버 여행기> 완역본을 읽은 학생이라면 더없이 좋은 교재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순전히 논술을 위해 엑기스만 모아 놓은 책으로 보였다. 진정한 문학의 가치와 즐거움을 배제한 점이 못내 아쉽다. 그러면서도 나중에 결국은 나도 그 대열에 동참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것은 아마도 문학 작품을 가지고 만화로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