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전쟁 마음이 자라는 나무 37
로이스 페터슨 지음, 고수미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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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을 주머니나 가방에 집어 넣고 한참을 잊고 있다가 필요할 때만 꺼내거나 툭 하면 집에 두고 나오기 일쑤인 나 같은 사람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휴대폰 중독. 그러나 요즘 어디를 가더라도 앞에 있는 사람을 보는 것보다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는 사람을 더 많이 보는 게 사실이다. 언젠가 등산을 갔는데 바위 위에 서너 명이 쉬고 있는데 그들 모두 각자의 휴대폰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보며 과연 함께 등산을 가는 목적이 무엇일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이 책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휴대폰 중독 문제의 위험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책이지만 비단 어린이나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닌 듯하다. 다만 청소년들은 중독에서 벗어나기가 더 힘들고 그들의 앞날에 심각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뿐이다. 흔히 휴대폰 중독이라고 하면 휴대폰으로 하는 게임을 생각하겠지만 여기서는 그야말로 휴대폰의 순수한 기능인 문자나 전화에 대한 의존을 이야기한다.

 

  새로 전학을 왔지만 이전 학교 친구들과 문자를 주고 받으며 현재 학교 친구들과의 교류가 전혀 없는 다리아는 친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아무리 그래도 멀리 있는 친구보다 가까이 있는 친구가 더 중요할 테지만 다리아는 휴대폰만 있으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 다리아는 문자를 보내서 답이 바로 안 오면 초조해 하거나 마찬가지로 바로 답장을 할 상황이 안되면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다 결국 큰 사건이 터지고서야 자신이 휴대폰에 지나치게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나 다리아가 무엇보다 큰 충격을 받은 것은 친구들이 자신에게서 벗어나서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는 사실일 것이다.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멀어지는 것 같은 기분 때문에. 그나마 다리아에게도 새 친구인 클리오가 생기면서 그 상황을 극복할 힘을 얻는다.

 

  아무리 인터넷 상으로 친하다고 해도 직접 만나서 얼굴 보고 이야기 나눈 사람보다 못하다는 것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다리아가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금방 깨달았을 텐데. 그나마 나중에라도 그 사실을 알았으니 다행이다. 아직은 휴대폰 중독을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분명 조만간 문제시 되지 않을까 싶다. 이미 중독 상태에 빠졌다면 스스로 헤어 나올 수 없겠지만 아직 그 정도가 아니라면 이런 책을 읽고 휴대폰 중독의 위험성을 깨달아서 스스로 조절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지나친 기대일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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