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션맨이 왔어요! 그림책은 내 친구 33
미니 그레이 글.그림, 황윤영 옮김 / 논장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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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키운 사람이라면 전적으로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갖고 싶은 장난감이 있으면 어떻게든 얻어서 한동안 장난감과 잠시도 떨어지지 않는 아이들, 게다가 온갖 상상력을 덧붙여 장난감과 자신을 동일시하거나 생물로 취급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미 트랙션맨 인형을 갖고 있었지만 험하게 갖고 놀았는지(이후에 새 트랙션맨을 갖고 노는 걸 보니 분명 그랬을 것이다.) 고장나서 산타할아버지한테 새 트랙션맨을 사 달라는 편지를 쓰는 주인공. 그리고 잠을 자는 방에 선물을 두고 가는 어른의 뒷모습이 나오는 첫 장면으로부터 드디어 소원을 성취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별히 말이나 글로 하지 않지만 속표지의 편지와 그림 한 장면에서 그간의 일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선물을 받은 주인공은 신나서 트랙션맨을 갖고 논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줄곧 트랙션맨을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은 그 모든 것을 주인공 아이가 조종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린이들이 노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것을 시작으로 그 이후의 여러가지 사건은 모두 트랙션맨이 해결한다. 트랙션맨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것 같지만 모두 주인공 꼬마가 트랙션맨을 갖고 노는 모습이라는 얘기다. 얼마나 좋으면 설거지도 나서서 하고 거기서 쓱쓱 솔이라는 애완동물까지 얻는다. 물론 아이들에게, 특히 갖고 싶어하던 장난감까지 선물로 받은 아이에겐 설거지도 일종의 놀이일 뿐이지만.

 

  설거지 도중 트랙션맨을 도와준 솔을 애완동물로 명명하고 난 후 둘은 어디든 함께 다닌다. 솔을 애완동물로 생각하는 것 까지는 괜찮은데 그것을 할머니 집까지 갖고 가는 것으로 봐서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단순한 일회성 장난은 아닌 듯하다. 그야말로 진짜 놀이가 된 것이다. 할머니 집으로 가는 도중 '둘은 긴 여행 동안 꼼짝도 않고 죽은 듯이 자기도' 한다지만 그림을 들여다보면 주인공 아이가 트랙션맨과 솔을 끌어안고 자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차 의자에는 트랙션맨을 그린 그림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이 정말 요 또래 아이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트랙션맨의 크리스마스 선물까지 준비하는 자상한 할머니 모습은 읽는 이를 흐뭇하게 만든다. 그동안 주인공의 다양한 행동과 놀이를 보며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 부분에서는 그런 느낌을 더욱 강하게 받는다. 전에는 이런 걸 봐도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결코 모두가 누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여하튼 할머니가 준 선물을 정작 트랙션맨은 그닥 달가워하지 않는다. 주변의 친구들이 모두 놀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 그 선물로 일을 멋지게 해결하고 영웅이 되기까지 한다. 리뷰를 쓰기 위해 책을 펼쳐 놓고 있는데 한 아이가 오더니 읽어도 되느냐고 묻는다. 물론 된다고 했더니 다 읽고 나중에 책 읽어 주기 할 때 읽어 달란다. 그러면서 마지막 초록색 옷으로 숟가락을 구해 준 일이 재미있었는지 그 부분을 이야기한다. 읽어주고 싶긴 한데 글이 생각보다 많아서 괜찮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읽어주면 몰입도는 좋을 것 같으니 수요일엔 읽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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