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명탐정 1 - 도깨비방망이를 찾아라!, 제2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성완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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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적인 추리소설의 탐정은 수선스럽지 않으며 아주 작은 단서로 사건을 해결하는 특징이 있다. 그러니까 형사가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현장에 가서 주변 사람들을 탐문하는 것까지는 비슷하지만 명탐정이라면 대충 사람을 만나고 용의자와 실랑이를 벌이지도 않으며 싸움 같은 것은 더더욱 안한다. 다락방에 명탐정 사무소를 차린 건이처럼 말이다.

 

  첫 번째 손님인 도깨비 꺽다리와 함께 거울 속 도깨비나라로 들어간 건이가 알리바이도 모두 확실하고 작은 단서조차 없는 것처럼 보이는 도깨비 방망이 도난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는 모습이 명탐정으로서 손색 없어 보인다. 더우기 건이는 다른 사람에게 단서를 흘리지도 않아서(물론 작가의 솜씨지만) 독자는 건이가 사건을 해결한 후 설명해줄 때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짐작도 못한다. 이런 방법은 셜록 홈즈가 잘 썼지, 아마.

 

  도깨비를 믿는 사람들 수만큼 도깨비들이 존재한다는 말이 왜 그리 가슴에 콕 박히는지 모르겠다. 도깨비들도 죽냐는 건이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나도 도깨비를 믿지 않는데, 그럼 나 같은 사람 때문에 도깨비들이 점점 적어진다는 얘기 아닌가. 갑자기 도깨비를 살리기 위해 나도 도깨비를 믿어야 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흔히 알고 있는 울퉁불퉁한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라 각자의 역할에 알맞도록 개성있는 도깨비 방망이도 좋았다. 처음에 건이가 도깨비 나라로 갔을 때 뿔 이야기 나오고 도깨비 방망이 이야기가 나오길래 일본 도깨비 오니를 그리는 게 아닌가 걱정하던 차였는데 다행히 아니었다. 또한 범인 도깨비를 용서해준다고 하자 규칙은 지켜야한다며 스스로 벌 받기를 자처하는 모습은 어린이들에게 좋은 모범이 된다. 물론 법치주의를 들고 나와서 자신은 안 지켜도 되지만 일반 시민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권력자들이 들먹이는 논리라면 사양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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