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감정 - 읽으면 행복해지는 동화 I'm Happy 아이 앰 해피 24
바브라 케인 지음, 신민섭 옮김, 앤 패터슨 그림 / 루크북스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양가감정의 대표적인 게 '애증'이 아닐까 싶다. 사랑하면서도 미워하는 것-심하게 말하면 증오하는 것-으로 흔히 사랑하니까 미움도 있다는 식으로 말하곤 한다. 살면서 하나의 일에 대해서 한 가지 감정만 느낀다면 얼마나 편할까 싶기도 하다. 그러면 감정의 실체가 명료하므로 해결책도 간단하지 않겠냐 말이다. 그러나 어디 삶이 그리 단순한가. 우리 내면에서는 두 가지 감정이 수시로 싸운다.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할 나이가 얼른 되었으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러면 엄청 서운할 것 같다는 생각이나 정신없이 바쁜 게 좋기도 하면서 푹 쉬고 싶기도 한 것도 일종의 양가 감정이 아닐런지. 뭐, 이런 경우야 갈등할 소지가 별로 없지만 살다 보면 두 가지 상반된 감정 때문에 갈등하고 고민하는 일이 상당히 많다.

 

  삶의 연륜이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하는 나조차 이런데 어린 아이들은 오죽 답답할까. 심지어 그것이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동생이 태어나서 한편으로 귀엽고 기쁘지만 한편으로 동생이 밉고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을 때 아이들은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할 것이다. 내가 이렇게 나쁜 애인가하고 말이다. 아니, 그 정도까지 생각할 나이가 되었으면 다행이지만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자각하지 못하는 나이에 갑자기 동생이 태어난다면 충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지 싶다. 그래서 퇴행을 하는 것일 테고.

 

  친구가 곤경에 처했을 때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고소하기도 한 감정,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느끼는 감정이다. 그러나 그것이 잘못된 게 아니라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걸 인정하고 차후에 올바른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즉 양가감정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표현하거나 남에게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공감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남의 상황을 공감하고 역지사지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우선인데 이 책이 그 기능을 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