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섯 작가 이야기 보림 창작 그림책
이광익 외 글.그림 / 보림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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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지금 내 꿈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다가 젊음이란 참 좋은 것이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친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순수하게 나를 위한 꿈은,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니, 찾기가 두렵다. 한창 때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꿈을 꾸겠지만 지금은 '나'가 아니라 '가족'이 먼저 떠오른다. 가족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노후에 편안하고 여유있게 생활하고 싶다 같은, 나 개인이 소망하는 일은 없다. 과연 내가 20대 때에도 그랬던가. 그러진 않았던 듯하다. 하지만 이게 현실인 걸 어쩌랴. 아무리 부인하려고 해도 결코 바뀌지 않는 현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미래에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을 거란 막연한 기대를 한다. 그러니까 아직 꿈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라는 얘기다. 다행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작가 다섯 명이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각기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꿈'이라는 단어는 여러 의미로 쓰이지 않나 싶다. 미래지향적인 단어이면서 현재를 바라보는 시각이기도 하다. 대개 미래를 생각하지만 이혜란의 글을 음미하다 보니 현재를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현재를 바꾸고자 꿈을 꾸니까. 특히 이혜란 작가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 이유가 뭘까. 글쎄, 어린이 책에서는 다루기 무거운 이야기를 아주 소박하고 조용하게 들려주기 때문일까. 여하튼 이 <뒷집 준범이>나 <우리 가족입니다>처럼 소박한 사람들의 삶을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 느낌 내지는 주변에서 흔히 만날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내는 그런 마음으로 사회 곳곳을 바라보고 있는 작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이민희 작가의 이야기는 <옛날에는 돼지들이 아주 똑똑했어요>에서 느껴지는 풍자와 위트가 느껴졌다. 다섯 작가가 들려주는 꿈 이야기가 어쩜 이렇게도 다를까.

 

  꿈이란 누군가에게는 다양한 경험을 거치고 나서 얻는 출구가 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내면을 응시하고 얻는 자기만의 힘일 수도 있다. 꿈이 없는 삶의 모습은 어떨까. 어린 아이들도 꿈이 있고 나이 많은 사람도 꿈이 있다. 소박한 희망일 수 있고 원대한 포부일 수도 있다. 또한 거시적인 것도 있고 당장 내일을 기대하는 것일 수도 있다. 똑같은 일상의 반복일지라도 아주 사소한 꿈이 자리하게 마련이다. 내일은 휴일이니까, 내일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니까 혹은 누군가를 만나기로 했으니까 등 아주 작은 일이라도 기대하는 것이 있다. 아이들이 일기를 쓰라고 하면 매일 똑같은 일이라 쓸 게 없다고 하지만 일상을 들여다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다만, 자각하지 못할 뿐이다. 그들에게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나는가 말이다.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는 게 아이들의 삶인 것을.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기대하며 오늘을 보내는 것일까. 음, 바람쐬러 가까운 바닷가에 가서 맛있는 점심을 먹기로 했으니 그게 기다려진다. 그렇다면 현재로서 나의 작은 꿈은 이것이 되는 건가? 너무 소박하단 생각이 들지만, 현재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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