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 놀라운 문화 나는 알아요! 6
플로랑스 뒤카토 글, 샹탈 페텐 그림, 박웅희 옮김, 서원주 감수 / 사파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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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어렸을 때 별의별 박물관을 다녔더랬다. 진천에 있는 종박물관에서 바닥에 파 놓은 구멍이나 울림통의 역할이라던가 두께에 따라 소리가 어떻게 다른지 알았고 용인에 있는 등잔박물관에 가서 별 것 아니었던 것도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박물관이란 그런 곳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는 박물관 중에서도 미술관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술에 대해 문외한인 엄마를 닮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아니 그 보다는 미술과 음악 같은 것들은 마음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이들에게 그러한 심성을 키워주고 싶어서 미술관에 데리고 다녔으나 생각만큼 효율적이지는 못했다. 설명을 들었던 경우는 상당히 만족도가 높았고 기억에도 남았지만 그냥 아이들과 휘 둘러보기만 한 경우는,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전혀 다니지 않은 것보다는 낫다는 위안을 할 뿐이다.

 

  책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미술관에서 만나는 다양한 모습을 고스란히 다시 볼 수 있다. 해설사가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장면, 그 와중에 뒤쪽에 있는 아이는 장난을 쳐서 전시관에 있는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은 어디선가 많이 본 모습이다. 아이들은 바닥에 죽 앉아서 설명을 듣고 어른들은 뒤에서 혹 아이가 딴짓하나 눈 크게 뜨고 지켜보던 모습도 생각난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전시관에 있는 그림의 배치도 섬세하게 계획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느덧 봄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문득 봄, 가을에만 개방하는 간송미술관이 생각난다. 그곳 수장고에는 상당히 귀한 작품들이 있어서 연구하는 사람들만 볼 수 있다지. 그러다 전시하게 되면 개방하는 내내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곳이다. 그래서 주말과 휴일에는 엄두도 내지 못하다 보니 정작 아이들과는 못 가본 곳이기도 하다. 우리도 박물관이 가까이 있어서 수업 시간에 활용해도 부담없는 그런 날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은 요원해 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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