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한반도의 인류 1 - 한반도에는 누가 처음 살았을까? EBS 한반도의 인류 1
EBS 한반도의 인류 제작팀 글.사진, 원유일 그림 / 상상의집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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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어제 저녁에 아이가 갑자기 빙하기때 모든 생명이 멸종하느냐고 묻는다. 인류가 그때도 살고 있었는지 궁금하다면서. 지금까지 상식으로 보건대 전부 아니면 아무것도는 대개 틀리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대답하자 스스로 인류가 매머드를 사냥했고, 매머드는 빙하기때 멸종했으니 그럼 인류는 빙하기를 견뎠다는 결론에 이른다. 생각해 보니 그러네. 지금이 간빙기이고 머지 않아 빙하기가 닥칠 것이라고 말하지만 워낙 그 세월이 인간의 시계로는 상상하기 힘든 시간이라서, 다시 말하자면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서 감이 잡히지 않는다. 혹독한 빙하기를 거치고 살아남은 인류가 새삼 대단해 보인다.

 

  그렇다면 그러한 전반적인 인류 말고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은 어땠을까. 다큐멘터리로 방영되었던 것을 간략하게 엮어서 초창기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책을 읽어보니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당시에는 혁명과도 같은 위대한 발견 혹은 발명이었다니 말이다. 뗀석기에서 간석기로 넘어가는 것조차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고 하니 더 말해 무엇할까. 아쉽게도 이 다큐멘터리를 못 보았는데 그것을 보고 나서 이 책을 보면 장면이 새록새록 생각날 것 같다. 예전에 농사를 짓게 될 때의 상황을 그린 다큐를 보고 느꼈던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을 텐데.

 

  '곧선사람'이라는 뜻의 호모 에렉투스가 한반도에 처음 살았던 인류라고 한다. 학교 다닐 때 인류의 출현 순서가 그토록 헷갈렸었는데 이런 식으로 배웠다면 그토록 헤매지는 않았을 것이다. 뭐, 제대로 설명해줘도 이해하려 하지 않고 무조건 외우려고만 했다면 결과는 마찬가지였겠지만. 빙하기가 찾아와 호모 에렉투스가 적응하지 못하고 차차 사라져갈 때 다음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나타나며 1권이 끝난다. 그 즈음이면 호모 사피엔스가 호모 에렉투스를 병합하면 되겠다고 생각하지만 그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둘은 완전히 다른 종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동양인과 서양인의 차이가 아니라 아예 개와 고양이처럼 다른 종이므로 함께 살아갈 수 없다는 얘기다. 다큐를 보고 책을 봤더라면 하나하나의 장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금방 알아챌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하긴 그거야 다큐를 보면 해결되는 문제이니 큰 걸림돌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다. 그리고 전곡리 구석기 유적에 그토록 큰 의미가 있는지 몰랐다. 단순히 구석기 유적이기 때문에 중요한 줄 알았는데 아시아 전체의 이미지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니. 이런 재미 때문에 지식 정보책을 자꾸 기웃거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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