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장수 우투리 꼬불꼬불 옛이야기 3
서정오 글, 서선미 그림 / 보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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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환희님의 <옛이야기의 발견>을 보면 우투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분석해 놓은 부분이 있다. 그림책과 동화책은 많이 읽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며 이론서도 보았지만 옛이야기만은 따로 공부하지 않아 그쪽 지식은 미흡하다. 그렇기 때문에 간혹 주워들은 지식이 전부였는데 그 책을 보며 옛이야기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다. 전에도 우투리에 대한 이야기는 읽었지만 별 생각없이 읽기만 했기 때문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어떻게 다른지 몰랐다. 지금도 안다고 말할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우투리에 대한 글을 읽었다고 다른 때보다 좀 더 자세히 보게 된다.

 

  옛이야기에는 삶의 다양한 모습이 들어있고 지혜가 들어있으며 때로는 사회상이 들어있다.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기본적인 매커니즘은 언제나 비슷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표현한 이야기는 오래도록 살아남는 것일 게다. 항상 어려운 시절에는 영웅을 기대한다. 피지배자들은 영웅을 기다리는 반면 지배자는 그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그러니까 우투리도 그러한 시절에 영웅의 운명을 타고난 인물이다.

 

  태어나는 것부터 범상치 않다. 가위로 탯줄을 자를 수 없어서 억새풀로 잘라야 한다거나 다른 아이들보다 자라는 속도도 다르다. 게다가 날개가 있어서 어디든 갈 수 있으니 평범한 아이는 절대 아니다. 우투리 부모님은 영웅이 태어났다고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를 당할까봐 걱정해서 산속에 들어가 숨어지낸다. 만약 우투리가 지배계급의 아들이었다면 대대적으로 영웅 대접을 받으며 귀하게 자라겠지만 원래 평범한 백성 집에서 나와야 이야기가 되는 법이다.

 

  기존의 우투리와 기본 서사는 동일하지만 미시적인 부분에서는 약간 다르다. 특히 우투리의 특이점이나 숨어 있는 곳을 대라는 관리의 말에 대응하는 태도가 이야기마다 다른데 여기서는 엄마가 비단과 곡식에 눈이 멀어 말해준다. 뭐, 이런 엄마가 다 있나 싶지만 워낙 궁핍하게 살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 어쩌면 인간의 본성을 꼬집는 것일지도 모르고. 영웅이 날 뻔 하지만 하루가 모자라 우투리는 그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는 안타까운 이야기. 안타깝기 때문에 영웅이 되어 나라를 바꿨다는 이야기보다 더 오래 살아남았는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바로 현실이니까. 그러면서 언젠가는 영웅이 다시 나타날 거라는 희망을 갖고 오늘을 사는 것이겠지.

 

  옛이야기는 어떤 식의 그림이 마음이 가는지 잘 모르겠다. 어떤 때는 그냥 글만 있어서 독자가 상상하며 읽는 게 더 좋을 것 같긴 한데 어린 아이들에게는 그림책이 읽어주기  훨씬 좋으니 말이다. 대신 비슷한 이야기라도 다양한 그림을 만나게 해주면 아이들 스스로 여러 그림을 보며 자기만의 그림을 그리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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