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셜록 홈스와 붉은머리협회 동화 보물창고 4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시드니 에드워드 파젯 그림, 민예령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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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셜록 홈스에 반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다만 현재도 추리소설에 빠져 지내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는 반면 난 그렇지 않다. 대학교 1학년 때였던가 어린 시절에 푹 빠져 읽었던 홈스를 생각하며 우리나라 작가의 추리소설을 읽다가 긴장감보다는 뭔가 찜찜함만 남는 것 같아 읽기를 그만 둔 뒤 추리소설을 읽지 않았다. 즉 요즘 나오는 추리소설의 구성이 어떤지, 소재는 주로 어떤지 알지 못한다는 얘기다. 모르긴해도 오늘날의 추리소설은 구성도 탄탄하고 긴장감도 훨씬 강하며 문체까지 세련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니까 열광하며 읽는 사람들이 그토록 많은 것이겠지.

 

  한 번 손에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길을 가면서도 읽었던 셜록 홈스 시리즈. 글씨만 보고도 그 사람의 키가 어느 정도인지 습관은 어떤지 알 수 있다는 홈스를 존경했었다. 나는 아무리 봐도 범인이 누구인지 감이 안 잡히는데 불과 며칠 아니 때로는 몇 시간만에 범인을 유추해내는 홈스를 보며 신기해 하기도 했었다. 물론 범인이 잡히거나 사건이 해결되는 시점에서는 모든 사람들을 모아 놓고 일일이 설명하는 방식이 모두 비슷해서 식상하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그 보다는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 능력에 더 매료되었기에 그 정도는 신경쓸 게 못되었다. 또한 애거사 크리스티의 책도 그런 방식을 취했기 때문에 별로 문제삼지 않았다. 당시의 풍조였다고나 할까. 딸도 초등학교 때 홈스 책을 한 권 읽더니 무척 재미있다고 한 기억이 난다. 단, 그 한 권 외에는 사달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아 다른 책은 읽지 않은 것으로 안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이 혹시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 1학기 때 홈스 시리즈를 몇 권 샀으나 반응이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는 약하다. 언젠가는 나도 다시 홈스 책을 읽어봐야겠다 마음 먹고 있었는데 이렇게 드디어 읽을 기회가 왔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책들은 장편이었으나 이 책은 단편 모음집이다. 그렇다해도 어차피 생각나는 이야기라 해도 아주 단편적인 부분만 아주 조금 생각나기 때문에 단편이든 장편이든 상관이 없다. 그래도 <춤추는 인형>은 생각난다. 중학교 때 도서실에서 어렵게 찾아낸 홈스 책이었는데 아주 얇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는 암호에 대해 전혀 몰랐기 때문에(이 책에 사용된 암호는 아주 단순한 원리다.) 이런 그림으로 암호를 만든다는 사실이 신기해서 따라했던 기억도 난다.

 

  독자에게는 정보를 모두 주지 않기 때문에 홈스처럼 추리를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홈스가 뛰어난 추리력을 갖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으나-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책의 주인공을 실존인물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책들은 주인공을 만들어 낸 작가를 염두에 두고 말을 걸지만 이상하게 홈스에게만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코난 도일이 뒷전으로 밀린다.-확실히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 홈스는 아주 작고 사소한 것조차 지나치지 않는 세심함과 상당한 집중력을 갖고 있다. 다만 지금 다시 읽으니 미묘한 심리전이 없어서 아쉽지만 이것은 시대가 변하면서 글 쓰는 방식이 변했고, 현재 다양한 방식의 글을 많이 접했기 때문에 보는 눈이 높아졌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다시 읽고 싶었던 홈스를 만나는 유쾌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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