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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 - 몽골 ㅣ 땅별그림책 7
바아승수릉 벌러르마 지음, 어트겅체첵 담딘수렌 옮김 / 보림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몽골에 대한 책을 읽을 때마다 둘째 아이 친구가 생각난다. 다섯 살 때 이곳에 와서 열두 살 때 다시 몽골로 돌아갔다. 당시 둘째와 함께 책 읽고 간단하게 글쓰는 수업을 했는데 이 책이 그 때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우리는 몽골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그 친구는 자기네 나라 이야기가 다른 나라에서 읽히고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을 텐데.
얼마전에 다큐멘터리로 보았던 몽골인들의 생활모습이 떠오른다. 드넓은 초원을 무대로 유목생활을 하는 모습이 자유로워 보여서 부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고될까 싶기도 했다. 추운 겨울에도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 볼이 빨갛고 손이 텄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행복의 기준이 모두 다르고 삶을 대하는 방식이 다르기에 우리네 기준으로 그들의 삶이 고달플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젊은 사람들은 울란바토르로 떠난다고 하니 그들의 생활이 결코 녹록치는 않은 듯하다.
그러나 여하튼 이곳에 있는 내가 보기에 몽골인들의 유목생활은 참 자유로워 보인다. 질루는 첫 번째 집인 엄마의 뱃속에서 나와 두 번째 집인 요람에서 잠깐 머문 다음 세 번째 집인 게르에서 많은 시간을 지내지만 네 번째 집인 지구에서 쑥쑥 자랄 것이라며 자연과 하나되는 생활을 이야기한다.
질루가 태어나서 돌을 맞이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몽골인들의 생활모습을 볼 수 있다. 계절마다 이동하는 모습이며 설날의 모습, 돌을 맞이했을 때의 모습으로 미루어 몽골인들의 전통을 엿볼 수 있다. 같은 동양이라 그런지 우리의 모습과 비슷한 점이 많다. 몽골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그림에 나오는 엄마의 모습이 몽골인들의 전통적인 의상인지 아니면 그 중에도 특수한 계층에 속하는지를 알 수 없어 좀 답답하긴 하지만 그들의 생활모습을 엿보기에는 충분하다. 특히 추운 겨울에 새끼 양을 밖에서 키울 수 없어 게르 안에 데려다 놓고 우유(양젖이겠지만 편의상 이렇게 불러야겠다.)를 주는 모습이 독특하다. 아마 이들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것은 자연에서 얻었겠지. 이렇게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주어진 자연을 이용하며 사는 몽골인들의 모습이 잘 나타난 책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전통 관련 그림책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내가 느꼈던 다른 문화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 때로는 안타까움을 그들도 느끼겠지. 이렇게 그림책이 타문화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