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은 누구의 것이 될까? - 철학 교수가 들려주는 지혜 이야기 마음이 자라는 나무 28
제브데트 클르츠 엮음, 이난아 옮김, 박혜림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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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출근하며 즐겨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 중 고전의 한 구절을 들려주는 것이 있다. 아주 간략한 이야기인데 구구절절 옳은 이야기이자 때로는 뻔한 이야기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데 문제는 일상생활에서 너무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그냥 지나친다는 점이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뻔한 것도 다시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면 가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이야기들도 모두 평이한 이야기들이다. 간혹 어딘가에서 읽었거나 들었던 이야기도 있고 결말이 어떻게 될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이야기들도 많다. 그러나 모든 이야기가 어떤 울림이 있어서 간혹 책을 읽다 말고 곰곰 생각하곤 한다. 물론 그 이야기가 생소해서가 아니라 생각할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철학을 너무 어려워하거나 아니면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나이를 먹을수록 가장 중요한 부분이 철학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거창하게 누군가의 이론을 연구하고 진리를 찾아 묻고 또 묻는 그런 철학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작은 것 하나라도 되돌아보고 생각하는 그런 철학 말이다. 

  예를 들면 '사막에서 만난 남자' 이야기의 경우 이기적인 삶이 당연시 되는 요즘의 우리를 돌아보게 만든다. 자신이 위기에 처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훗날 안 좋은 소문 때문에 사막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이 낭패를 볼 것을 염려하니 말이다. 그 남자는 대인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세상이라면 살맛 날텐데, 불행히도 안 그런 사람이 훨씬 많다. 

  '꿈 풀이'에서는 언어, 즉 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을 이야기하되 상대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은 어찌보면 아부를 하는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만 없는 이야기를 부풀리거나 꾸미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혜롭게 언어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리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영리한 사람이라면 두 개의 말이 결국은 같은 뜻이라는 사실을 알 테지만 언제나 그런 사람만 만나는 것은 아니잖은가. 내가 워낙 사실을 투박하게 표현하는 타입이라서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이제 조금 정리가 됐다. 언어의 섬세함을 살리지 못한 것과 인간의 감정을 잘 파악하고 섬세하고 노련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의미가 같지만 느낌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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