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의 미해결 사건 파일 4 - 왕위 후계자 실종 사건 셜록 홈즈의 미해결 사건 파일 시리즈 4
트레이시 버렛 지음, 하정희 옮김 / 아롬주니어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지금이야 학교마다 도서관이 잘 마련되어 있고 도서관 이용이 보편화되었지만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사서'는 말할 것도 없고 초등학교에 도서관이 따로 있던 학교가 얼마나 되었을까 싶다. 학교에 있던 책을 각 교실에 나눠줘서 학급문고처럼 만들었던 것을 떠올리면 도서관 비스무리한 게 있긴 했나 보다. 그러나 역시 도서관이라고 명명된 곳은 본 기억이 없다. 어쩌면 오히려 각 교실에 책을 나눠 준 것이 내겐 잘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거기서 읽고 싶은 마음껏 책을 꺼내서 읽었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한 가지 종류의 책만 읽었다는 점이다. 고로 어떤 책들이 있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오로지 기억나는 것은 셜록 홈즈가 나오는 책만 있었다는 것 정도. 다 읽고는 옆 반에 있는 책까지 몽땅 읽어댔으니 엄청 빠져있긴 했나 보다. 그렇게 추리소설에 대한 사랑은 중학교 때까지 계속되었다. 마침 친구네 집에 코난 도일의 책이 많아서 열심히 빌려 읽었더랬다. 그 친구는 나중에 전학을 가서 이름도 가물가물하지만 책을 빌려줬다는 것만은 기억할 정도니 추리소설을 어지간히 좋아하긴 했나 보다. 그래서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추리소설에 대한 기억 내지는 향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의 기억이 거의 전부다. 그 후로 우리 작가의 작품을 조금 읽긴 했는데 그닥 재미있지 않아서 접은 기억도 난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다시 만난 홈즈가 살짝 등장하는 추리소설. 홈즈의 후손이 활약하는 책이지만 코난 도일의 후손이 쓴 책은 아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일까, 아니면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해서일까. 당연한 얘기지만 예전의 그런 설렘은 없다. 아무래도 전적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책이기 때문에 코난 도일의 홈즈와는 추리 능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역시 사건이 어떤 식으로 해결될까, 혹은 누가 범인일까를 추측해가며 읽는 재미는 변함이 없다. 다만 사건의 실마리가 어쩜 그렇게 있어야 할 자리에 있고 그걸 어찌 그렇게 정확히 알아내는지, 때로는 너무 빠르고 정확해서 김 빠지기도 한다. 이미 작가의 머릿속에 있는 그림들이 등장하는 것 뿐이라는 생각 때문에.

  아이들을 대상으로 씌어진  추리소설의 매력은 바로 아이들 주변에서 일어난 일을 그들이 스스로 풀어간다는 점이다. 여기서도 제나와 잰더 남매는 왕위 후계자이자 제나의 친구인 앨리스가 사라지자 앨리스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여기에는 역시 주변 인물의 음모가 있고 출생의 비밀이 있으며 전문 분야에서 도움을 주는 이들이 있다. 게다가 잰더는 카메라와 같은 기억력을 갖고 있으니 탐정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춘 셈이다. 셜록 홈즈가 해결하지 못한 사건의 연장선상에 있는 사건들이 때마침 일어나 주어서 예전의 기록을 살피며 현재의 문제를 풀어간다. 이들이 셜록 홈즈의 후손이기 때문에 혹시나 셜록 홈즈의 자취를 느끼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건 전혀 아니고 현대에 맞는 새로운 사건들과 새로운 방법들이 등장한다. 문득 예전에 읽었던 코난 도일의 책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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