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어디 있어요?
하오광차이 글, 알레산드라 토니 그림, 김선영 옮김 / 사파리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이 책, 특히 그림책 중에는 엄마와의 관계를 다룬 이야기가 많다. 유아기 때는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사람이 엄마이기 때문일 게다. 동일한 제목의 책이 여러 권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증명된 것 아닐까. 대개의 동물들도 엄마라면 제 새끼를 끔찍이 아낀다. 시골에 고양이가 있는데 새끼를 낳으면 꽤 클 때까지, 그러니까 다음 새끼를 낳을 때까지 어미가 어찌나 끼고 도는지 아니꼬울 정도다. 하물며 사람이야 오죽할까.

  엄마가 뽀뽀해 주기를 기다리다 그냥 잠이 든 메이린은 잠결에 양의 울음소리를 듣고 깬다. 알고 보니 아기 양이 엄마를 찾고 있는 중이다. 메이린이 함께 아기 양의 엄마를 찾아다니며 각 동물의 특징을 알려주는 이야기다. 예를 들면 아기 양이 아무에게나 엄마라며 쫓아가면 메이린이 그 동물의 이름을 알려준다. 그러면 아기 양이 자기와 다른 점을 이야기하거나 아기 양이 먼저 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면 메이린이 그 동물의 이름과 특징을 말해주는 식이다. 토끼의 경우 다리가 네 개지만 자기 엄마보다 몸집이 훨씬 작으므로 엄마가 아니고 기린은 너무 커서 엄마가 아니라는 식이다.

  그렇게 둘은 아기 양의 엄마를 찾아 여러 동물을 만나다가 결국 아기 양을 찾고 있는 엄마를 만난다. 그런데 여기서 엄마 양이 아기 양을 찾고 있었다고 말은 하는데 그림으로 보아서는 전혀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다. 왜냐하면 엄마 양이 풀을 입에 물고 있기 때문이다. 아기를 잃어버렸고 찾아다녔다면 한가하게 풀을 먹고 있어야 할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하는 것 아닐까. 풀을 뜯고 있는 양 그림이 나오길래 엄마 양이 아니라 옆집 아줌마라고 생각했다. 원래 이쯤되면 엄마 양은 열심히 아기를 찾아다니고 주변에 풀 뜯고 있는 양이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적어도 엄마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그림과 약간 과장된 듯한 동물 모습이 재미있지만 워낙 독특하고 기발한 그림책이 많아서인지 지나치게 평범해 보인다. 타이완의 유명한 작가라는데 아직 우리의 그림책 수준보다는 한 수 아래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자만에 찬 평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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