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끝에 오는 잠 - 아기를 품고 어르며 재우는 노래
류형선 글.곡, 노성빈 그림 / 보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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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어렸을 때 자장가를 불러줬던가. 둘 다 잠투정이 심하지 않아서 재우는 데 어려움이 없어서인지 자장가를 불러준 기억이 별로 없다. 게다가 아는 자장가도 없었으니 그럴 수밖에. 각 나라마다, 민족마다 그리고 시대마다 자장가가 있다. 그리고 한 나라 안에서도 지역마다 각기 다른 자장가가 있다. 이처럼 당연한 듯이 얘기하지만 지역별로 어떤 자장가가 있으며 어떻게 다른지는, 모른다.

  자장가를 모아 우리 가락으로 들려주는 책. 비록 그 옛날 불러주던 음과는 다를지 모르지만 우리 악기를 주로 이용했으니 정서는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문득 <노란우산>을 만났을 때가 기억난다. 책에 음악을 곁들여서, 그것도 글이 없는 책에 아주 경쾌하고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듣도록 했었지. 이번에는 자장가다. 그동안 책과 음악을 곁들인 책이 많이 나와서 이제 새로울 것은 없지만 그래도 우리의 전래 자장가만을 모아서 예쁜 그림과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대개의 자장가는 단조롭다. 별다른 뜻이 없는 소리를 반복하거나 주변의 사물과 동물을 끌어모아 가사에 이용한다. 그래서 그때그때 변주가 가능하다. 오늘 부르는 노래와 내일 부르는 노래의 가사가 동일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원래 옛이야기도 상황에 따라, 화자의 기분에 따라 줄이거나 늘이기도 하는 것처럼 전래 자장가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강아지가 지나가면 '강아지도 잘도 잔다'하고 갑자기 쥐구멍에서 쥐가 나오면 '쥐가 잘도 잔다'고 할 테니 말이다. 이처럼 그 지역의 특색이 가사에 반영되기도 하고 사투리가 고스란히 들어가기도 한다. 그래서 제주도의 자장가를 들어보면 처음엔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웡이 자랑'에서도 도대체 웡이가 무엇이길래 자랑을 한다는 것일까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웡이는 워리처럼 개를 부르는 소리고 '자랑'은  '자장'이라는 뜻이란다. 그제서야 노래가 이해된다. 다양한 자장가를 예쁜 그림과 우리 가락으로 만나는 시간이었다. 노래를 들으니 졸립기는 했지만(자장가이므로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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