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3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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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순간부터 사랑을 노래하는 책은 잘 안 읽는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또 감수성이 예민한 성격도 못 되기에(하긴 한창 사랑을 시작하는 풋풋한 시기에 읽었다면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책은 고전이니까, 한번 정도는 읽어둬야 한다는 의무감에 읽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참 아름다운 사랑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물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한다고 해서 자살을 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젊은 시절, 이 책을 안 읽었기에 만약 그 때 읽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편지 형식의 소설이라 베르테르가 들려주는 이야기 외에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어서 나중에 답답하리라 생각했는데 괴테도 그것을 염두에 뒀던지 나중에 편저자가 등장해서 그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금이야 워낙 다양한 형태의 소설이 많아서 새로울 것이 없지만 이 책이 처음 출간될 당시 이런 형식의 소설은 파격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괴테의 첫 번째 소설이라니. 아마 경험에서 나온 소설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을 읽어보진 않았더라도 '베르테르 효과'라는 말은 들어보았을 정도로 워낙 잘 알려진 이야기. 사실 남녀간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라 그다지 마음을 끌지는 못하리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감수성이 예민한 베르테르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주변을 돌아보는 방식이라던가 고뇌에 차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방황하는 모습이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맞아, 나도 그 때는 그랬었지하며 말이다.

  사춘기 아이들은 무슨 벼슬이라도 되는 양 툭 하면 자신들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질풍노도 문학이라는 장르가 있단다. 계몽주의적인 분위기에 반대해서 나왔다는데 이 책도 실러와 클링거의 작품과 함께 대표작에 속한다고 한다. 대신 이런 풍조는 젊은이들이 중심이어서 사회적인 기반이 약했기 때문에 생명력이 길지는 못했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가 뒷부분에 잘 나와 있어서 작품을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 작품을 작품으로서만 감상하는 것도 중요하고 좋지만 나처럼 문학적 지식이 별로 없는 사람에게는-매번 느끼는 것이지만-그러한 정보가 상당히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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