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자루 타고 씽씽씽 그림책 보물창고 54
줄리아 도널드슨 지음, 신형건 옮김, 악셀 셰플러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무릇 마녀란 뾰족 모자를 쓰고 빗자루를 타고 다니며 마법 지팡이를 들고 다닌다. 그러니까 여기 나오는 마녀가 전형적인 마녀의 모습인 셈이다. 거기다가 이 마녀는 수프를  끓이는 커다란 가마솥을 들고 다닌다. 이것만 있으면 어디서나 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더욱 중요한 용도로 사용한다. 바로 마법의 묘약을 만드는 솥단지였던 것. 아니, 약이 아니라 의자가 있고 샤워기까지 달려 있는 마법 빗자루를 만드는 재주가 있는 솥이다. 가만, 그러면 하늘을 마음대로 날 수 있는 빗자루나 바꾸고 만들 수 있는 마법 지팡이보다 이게 더 중요한 것 아닐까. 여하튼 가마솥의 용도는 그렇단다.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다니는 이 마녀는 마음씨가 착하다. 잃어버린 모자를 찾아준 개가 빗자루에 태워달라고 요청하자 선뜻 그러마고 허락하니 말이다. 어디 그 뿐인가. 그 후로도 물건 하나씩 잃어버릴 때마다 그것을 찾아주는 동물을 빗자루에 태우다 보니 어느새 빗자루는 만원이다. 마녀에 고양이와 개, 새, 개구리까지 탔으니 어째 불안하다. 아니나 다를까. 개구리가 팔짝팔짝 뛰자 급기야 빗자루가 부러지고 만다. 그런데 하필이면 마녀가 떨어진 곳이 심술궂은 용이 있는 곳이다. 이제 마녀는 꼼짝없이 용에게 잡아먹히게 생겼다. 원래 용보다 마녀가 더 세지 않나. 여하튼 마녀가 용에게 먹히려는 찰나 무시무시한 괴물이 나타나서 마녀를 구해준다. 아주 커다랗고 흙탕물을 뚝뚝 흘리는 괴물은 실체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상한 모습을 했다. 이름을 아는 무서운 괴물보다 이름을 모르는 무언가가 더 두려운 법이다. 글에서 설명할 때는 당췌 무슨 괴물인지 예측을 못하겠지만 그림을 보면 대충 알 수 있다. 머리가 넷 달린 괴물이 무얼까 생각했다가 그림을 보면 왜 머리가 넷인지 이해가 간다. 

   착한 마녀가 친구들의 부탁을 들어줘서 빗자루에 모두 태우고 날아갔듯이 친구들은 마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위험을 무릅쓰고 구해줬다. 얘네들이라고 용이 안 무서웠을 리가 없다. 그런데도 친구를 위해 용기를 냈던 것이다. 마녀는 그 보답으로 빗자루에 멋진 의자까지 만들어줬다. 마녀가 갖고 다니는 그 어떤 빗자루도 이런 것은 보질 못했다. 고양이는 편안히 앉아서 음료수를 마시고 있고 개는 책을 보고 있으며 새는 둥지에 앉아 있고 개구리는 신나게 물놀이 하고 있는 빗자루. 어찌나 편안해 보이는지 이거 보기만 해도 부럽다. 이런 빗자루 하나만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길쭉한 나무만 있는 빗자루는 가라, 이제부터는 소파가 있는 빗자루니라, 뭐 이런 건가. 물건을 하나씩 잃어버릴 때마다 새로운 동물이 합류하는 반복되는 구조와 마지막에 친구를 위해 용기를 내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과 선명하고 재미있는 그림은 비록 신선한 맛은 없지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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