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의 삼장 법사, 실크로드에서 진리를 찾다 실크로드로 배우는 세계 역사 1
프리실라 갤러웨이.돈 헌터 지음, 양녕자 옮김 / 아카넷주니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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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혹 당연히 알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누군가가 모른다고 할 때 설마 그것도 모를까 싶다. 그런데 이제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고, 모든 것을 알 수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는데 생각이 미친다. 왜냐하면 내가 그럴 판이니까. '삼장법사가 서유기에 나오는 인물일 뿐 실존인물, 그것도 중국의 불교를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일 줄은 전혀 몰랐다'고 서두를 쓰려 했는데 문득 누군가가 어떻게 그것도 모를 수 있느냐며, 어쩜 그리 무식할 수가 있느냐고 생각할까봐 걱정되어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본다.

  지금까지 고대 상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실크로드를 개척해서 결국 두 문명이 교류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거기에 다른 의미는 부여하지 않았다. 그저 수천 킬로미터를 걷거나 말과 낙타를 타고 다녔으니 힘들었겠다 싶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어차피 지금으로부터 수 천 년 전의 이야기에다 우리나라가 아닌 곳에서의 일이니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삼장 법사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실크로드가 조금 유의미하게 다가온다.

  오로지 인도의 불교 경전을 공부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길을 떠난 현장.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 결국 자신의 의지를 실현했다. 사막을 건너면서 오아시스도 만나고(우리는 흔히 오아시스라고 하면 낭만적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것쯤은 안다.) 도둑도 만나고 때로는 험준한 산맥을 만나기도 하지만 모든 것을 이겨냈다. 가는 곳마다 지혜와 슬기로 왕의 신임을 얻고 심지어 그곳에서 설법을 하며 머물기를 권유받지만 원래의 목적지인 인도를 포기할 수 없었기에 끝내 어느 곳에서도 오래 머물지 않았다.

  현장 즉 삼장 법사의 여행 경로를 거칠게 따라가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고 앞뒤의 내용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지만 그의 의지만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당시 당나라)으로 돌아와서 삼장이 한 일 때문에 지금까지 그의 이름이 불리는 것일 게다. <대당서역기>에 나오는 기록들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하니 말도 안 되는 모험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역사서로 봐도 무방하겠다. 물론 이 책은 그것을 토대로 삼장의 행보를 따라간 동화 형태의 이야기 책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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