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용감했던 17일 - 대한민국 1%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도전과 열정의 키워드 생각이 자라는 나무 22
한국로체청소년원정대 지음, 정훈이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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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상하게 어느 것에 열정을 가지고 활약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것이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든 자신과의 싸움이든 상관없는 걸 보면 열정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나 보다. 그런 것을 지향하면서도 그렇게 살지 못했기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 로체 원정대를 처음 알았다. 처음에는 간략한 소개글을 보고 이런 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딸에게 도전해 보라고 할 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알았어도 통과하지도 못했을 뿐더러 혹시나 통과했더라도 원망을 많이 들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만큼 이들의 훈련 과정이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히말라야를 보내주는 것으로 생각해서 지원했다가 3차 심사까지 가는 도중 진심으로 원정대가 되고 싶었다는 어느 청소년의 말처럼 처음에는 나도 단순히 청소년들이 함께 모여서 교류하며 견문을 넓히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웬만큼 험하기로 이름난 산들을 오르고 추운 겨울에 텐트에서 자며, 심지어 침낭 하나에 의지하며 숙박했다는 글을 읽으며 견문을 넓히는 것 이상이라는 것을 알았다. 만약 나라도 자신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딸은 더더욱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물론 여기 있는 청소년들도 처음부터 그처럼 강인한 정신력을 가졌던 이들은 아닐 테지만.

 여하튼 대단한 청소년들이다.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학생들이라니 무슨 일이든 쉽게 포기하는 청소년들은 아닐 듯한데 그래도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이처럼 힘든 과정을 마치고 났을 때는 자신이 많이 성장했다는 사실을 확연히 느낄 수 있으리라. 비록 도중에는 뭐 하는 일인가, 포기할까라는 생각을 수없이 했을지도 모르겠다. 한 번의 훈련을 마치고 나면 제출한 보고서를 모아서 책으로 낸 듯한데 그 글들에서 그런 마음이 느껴졌다. 글이 매끄럽거나 정렬된 느낌은 덜 들어도 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현장감은 훨씬 더했다.

 이미 큰아이는 시기가 지났고, 산이라면 질색을 하는 터라 아예 생각도 안 하지만 둘째는 한번 도전해 보았으면 좋겠다. 아직 멀었지만. 여름과 겨울을 가리지 않고, 아니 오히려 히말라야 등반을 위해 일부러 겨울을 선택한 국내의 등반이 고생스럽고 힘들더라도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아마 모르긴 해도 원정대에 다녀온 청소년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닥쳐도 겁내지 않고 꿋꿋하게 헤쳐 나가지 않을까 싶다. 히말라야도 갔다 왔는데(모두 다 올라간 것은 아니더라도) 무엇은 못할까. 국내에서 힘들게 훈련하는 모습도 가슴 뭉클했지만 히말라야의 임자체를 등반했을 때의 글을 읽으며 눈물이 날 뻔했다. 그러니 이들의 부모들은 오죽했을까. 단순히 목적지를 향해 혼자만 가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중시하고 함께 가는 것, 이것이 진정 중요한 교육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비록 반 년을 시험 공부와 훈련을 병행하면서도 이들이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학교에서 공부만 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었을 테니까. 내가 진정 원하는 교육 방식인데 이것조차 원한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로체 원정대를 거쳐단 청소년들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들만이라도 지나친 경쟁에 휘둘리지 않고 다른 사람을 돌아보고, 그들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나이가 되었을 때 약자도 생각해 보길 바란다. 성공을 위해 친구를 제치고 앞만 보고 달려가서 결국 목적을 이뤘을 때, 자신이 겪지 않은 다른 계층은 아예 알지도 못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다른 입장을 헤아릴 줄 아는 가슴이 따스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것이 로체 원정대의 진정한 목적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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