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말 걸기 알렉 그레븐의 말 걸기
알렉 그레븐 지음, 케이 에이스데라 그림, 이근애 옮김 / 소담주니어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엄마와 말이 잘 통한다고 생각하는 어린이가 얼마나 될까. 그래서 의사소통을 잘 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대화가 필요해> 같은 책도 있고 엄마가 싫어하는 일을 잔뜩 늘어놓은 다음 그와 반대로 하면 엄마가 좋아하실 거라고 이야기하는 <엄마를 화나게 하는 10가지 방법>과 같은 책도 있다. 그리고 또 이런 책도 있다. 엄마의 특징을 조목조목 설명해 준 다음 어떻게 하면 엄마가 좋아하실지를 슬쩍 알려준다. 게다가 이 책은 어린이의 눈높이로 썼다니 아이 눈에 엄마가 어떻게 비치는지 엿볼 수 있다. 아홉 살짜리가 이 책을 썼다는 것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순수한 어린이가 맞을까 싶을 정도로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두 녀석과 글로 '대화'를 시도해봤다. 대체로 비슷했는데 게임 많이 하라거나 맛있는 것 사줄 때, 친구들과 놀게 해 줄 때, 공부 안 해도 된다고 할 때는 엄마가 멋지단다. 사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요, 게임을 못하게 하는 것도 아닌데 툭 하면 그 소리다. 엄마가 바라보는 아이 모습과 아이가 느끼는 자신의 생활은 정말 다르다는 걸 느낀다.

 둘째 친구는 엄마가 어떤 것을 좋아하시느냐고 물었더니 '스스로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날 저녁에 친구 엄마를 만나서 이야기하는데 바로 그 부분을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평소에 아이에게 이야기했던 것인데 잘 기억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럼 우리 둘째는? '공부'라고 대답하면서 공부를 하면 '너를 좋아'하실 거라고 답한다. 여기서 잠깐! 공부를 하지 않으면 '너'를 싫어한다는 얘기가 된다. 둘째에게 그 점을 주지시켰더니 처음엔 이해를 잘 못하는 눈치다. 그래서 좀 더 자세히 설명을 해줬다. 
 
 '네가 공부를 하든 안 하든 너를 싫어하지는 않지. 다만 네가 공부를 하지 않으면 공부하지 않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싫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네가 싫은 건 아니야.'했더니 그제야 수긍한다. 내가 그동안 아이에게 신뢰를 못 준 것일까, 문득 걱정된다. 학원도 안 다녀서 공부할 것도 별로 없는데도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바로 공부다. 이걸 어찌 설명해야 할지. 아무래도 '아들에게 말 걸기'를 만들어야 할까 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