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을 헤엄치는 지혜 물고기 - 개정판 생각쟁이들이 열고 싶어하는 철학꾸러미 2
최은규 글, 김나나 그림 / 소담주니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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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출판사의 <논리 물고기>를 참 재미있게 읽었다. 논리의 기초에 대해 잘 알려주고 있어서 인용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기에 큰 기대를 가졌던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지혜란 딱히 정의할 수 없지만 살아가는데 있어 아주 중요한 것이기에 과연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야기해 줄까 내심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논리 이야기보다는 좀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 논리는 전달해야 할 것이 명확해서 새로운 것을 아는 재미가 쏠쏠했던 반면 지혜는 명확히 설명할 수 없거나 결론 내릴 수 없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즉 주제의 특성 때문이지 다른 이유는 아닌 듯하다. 사실 지식은 설명하기 쉽지만 지혜는 곤란하거나 시대에 따라 변하기도 하므로 설명하기 곤란한 경우도 종종 있으니까.

하나의 이야기가 나오고 그에 따른 지혜 주머니가 두 개씩 나온다. 진화론과 창조론처럼 의견이 분분한 주제부터 운명이나 점처럼 명확히 규정지을 수 없는 문제들을 다룬다. 그런가하면 직업이나 법, 효도처럼 사회에서 어느 정도 정해놓은 것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도입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반면 식상하다는 느낌도 든다. 물론 어떤 이야기는 우리 어린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살짝 바꿔서 들려주기도 하는데 이 또한 때로는 재미있지만 가끔 억지스럽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지혜란 무조건 책을 읽는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생각하지 않고 읽는 것은 잘 씹지 않고 먹는 것과 같다.'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책을 읽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혜 주머니라고 되어 있는 부분은 아이들에게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가끔 글쓴이가 '이래야 한다'고 알려주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독자에게 정답이 없는 질문을 함으로써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면 신은 있을까, 없을까라는 문제를 가지고 한족에는 없다고 믿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서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게 만든 다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줘서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어차피 이것은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독자가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럼으로써 지혜가 자라는 것이겠지. 아마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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