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과학자 프래니 6 - 복제로봇을 물리쳐라 도시락
짐 벤튼 지음, 박수현 옮김 / 사파리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은 '엽기'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또한 자신이 여러 명이 있어서 진짜 자신은 놀고 가짜가 학교며 학원에 다니기를 소망한다. 그런데 이 두 가지가 절묘하게 만난 책이 있으니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 프래니가 나왔을 때였던가 아이 학교 사서 선생님이 지나가는 말로 이런 책은 도서관에 꼭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셨다. 그래서 샀는데 아이가 어찌나 좋아하는지 그 다음부터 다음 권 언제 나오느냐고 하도 성화를 해서 나오는 족족 사줬던 책이다(이젠 7권이 마지막이냐고 성화다). 또한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읽었던 책인데 고학년인 지금도 틈만 나면 전부 꺼내서 다시 읽는 책이기도 하다. 어디 그 뿐인가. 이 책 싫어하는 아이를 만난 적이 없을 정도로 모든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책이기도 하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아이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것일까. 우선 정말 엽기적이다.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아닌지를 따지지 않고 아이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읽어준다. 하긴 과학자가 꿈인 아이들이 많은데-물론 그 이유는 아마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프래니는 과학자이니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자신과 똑같은 로봇을 만들어도 딴지를 걸기는 커녕 환호한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이니까.

 자신과 똑같은 로봇을 세 개 만들어서 각각 프래니가 배우는 것을 대신 배우게 하고 진짜 프래니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한다. 실컷 연구하고 조수 이고르와 놀아주는 일 말이다.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이것저것 배우지만 정작 프래니가 원해서 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이건 정확히 요즘의 우리 아이들 모습인데 프래니네 나라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시대와 지역을 떠나서 공감하는 이야기라고나 할까. 그러니 어디서나 이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환영받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만약 프래니의 로봇들이 프래니의 계획대로 너무 잘해준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그러면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로봇들은 프래니의 계획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게 되면서 오히려 진짜 프래니를 없애려고 한다. 정해진 수순이다. 그러나 그 사이에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과연 자신의 일을 남에게 미루는 것이 좋은가, 무조건 정상을 향하여 달려가는 것이 옳은가, 자신의 생각은 없고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좋은가 등등 다양한 생각거리를 준다. 물론 어른이 읽는다면 반성할 '거리'도 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차치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있다는 점이다. 엽기적으로 행동하는 듯하면서도 결국 프래니는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잘 해결했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처럼 재미만 있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올바른 것이 무엇인가를 저절로 느끼게 되는 책이다. 여하튼 내가 지금도 '재미있는 책 없어요?'라고 물어오는 아이들에게 얼른 건네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