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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신나는 하루 ㅣ 언제나 행복한 공룡
데브 필키 지음, 임정재 옮김 / 사파리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유난히 꼬이는 날이 있다. 다만 이 책의 주인공 공룡과 차이점이 있다면 공룡은 그래도 신나하지만 나는 기분이 무척 안 좋다는 점이다. 하긴 공룡은 언제나 뒤죽박죽인 하루가 시작되지만 나는 가끔 그렇기 때문일까. 아무래도 그런가 보다, 아니 그렇게 위로해야겠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부터 시작된 뒤죽박죽은 하루 종일 따라다닌다. 잠이 덜 깬 상태로 옷장문을 열고 아직 깜깜하다고 하는 거야 잠을 더 자게 되었으니 좋은데 마당을 쓴다는 것이 그만 집안 바닥을 쓸었다면 문제가 조금 심각하다. 음, 그런데 공룡네 집은 바닥이 그냥 땅이었나 보다. 여하튼 바닥에서 퍼낸 흙이 마당에 쌓이자 공룡은 고민에 휩싸인다. 저걸 어떻게 하지? 그때 공룡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바로 구덩이를 파고 거기에 넣으면 되는 것. 이쯤되면 독자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지만 공룡은 여전히 모른다. 이게 바로 공룡의 매력이다.
먹을 것을 차에 들어가지도 않을 만큼 많이 사서 생각해 낸 방법은 또 어떤가. 그 많은 음식을 그 자리에서 모두 해결한 덕분에 집에 차를 밀고 돌아오는 과정은 그야말로 뒤죽박죽이다. 여기까지만 있으면 한숨부터 나올 것이다. 어휴, 부서진 것들은 어쩌지. 그러나 공룡은 거기서 더 나아가 힘을 썼으니 배고프다며 찬장을 열어보곤 다시 장보러 간다. 여전히 천진난만하다. 그래서 독자는 부서진 것들을 보고 심란해하다가도 금방 잊고 웃을 수밖에 없다. 데브 필키는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현재에 충실한 아이들의 모습을 정말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