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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가 빼꼼
마에다 마리 글.그림, 박은덕 옮김 / 보림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무릇 아기 그림책은 그림과 색상이 단순하고 명쾌해야 한단다. 그러니까 어른이 보기에는 지나치게 단순하다 못해 밋밋하게 보이는 미피가 그토록 사랑받는 데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아기 그림책은 인지기능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친숙한 동물이 등장한다. 어찌보면 아기 그림책은 재미없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멋진 그림을 만나거나 뒤통수를 치는 이야기를 듣기 보다 재치있고 귀여운 그림을 만날 가능성이 더 크다. 예를 들면 이런 책처럼 말이다.
어린 왕자가 코끼리를 삼킨 도마뱀을 그린 그림이 아닌 진짜 모자다. 헌데 그냥 모자가 있다면 재미없다. 역시 모자 속에서 누군가가 발 하나를 빼꼼 내민다.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추측을 하도록 한다. 모자를 완전히 벗지 않은 상태에서 뒤도 돌아보고(그럼으로써 꼬리를 보여준다.) 얼굴도 살짝 보여주고 드디어 모자를 벗는다. 과연 누굴까?
아기들은 유독 숨는 것을 좋아한단다. 그래서 까꿍놀이를 하면 그토록 깔깔대는가 보다. 그런데 이 놀이에 숨은 의미가 단순하지 않다. 눈 앞에서 사라져도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는 것이라나.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이 조금씩 나와 하나의 사물을 보여주는 과정도,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여도 무엇인가가 나타날 수 있다는 추론을 하게끔 하는 것일까. 음, 꿈보다 해몽이라고 너무 거창한 의미를 두었나 보다. 여하튼 아기들은 모자 속에서 무언가가 나오는 것을 흥미있게 지켜볼 듯하다. 영어 제목이 "HAT CAT'이던데 그랬다면 제목만 봐도 모자 속에 누가 들어있는지 너무 쉽게 짐작할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