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엄마가 되었어요 언제나 행복한 공룡
데브 필키 지음, 임정재 옮김 / 사파리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엉뚱하지만 우직한 공룡이 펼치는 이야기가 별 내용 없는 듯하면서도 은근히 재미있다. 일종의 중독성이 있다고나 할까. 공룡은 집앞에 서 있는 뚱뚱한 고양이를 데려다가 '고양이'라고 이름 붙여 주고 아주 잘 지낸다. 고양이의 잠자리를 만들었는데 이미 고양이가 공룡의 침대에서 잠들자 공룡은 아무 불평없이 고양이 침대에서 자는 모습이란. 침대에서 잔다기 보다 침대를 베고 잔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다. 

 하지만 고양이를 어떻게 돌봐야하는지 전혀 모르는 공룡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다. 아니, 고양이가 대소변을 어떻게 보는지도 모른단 말이야. 시골에도 고양이가 있는데 한번은 창고 쌀을 담은 함지에 실례를 하고 감쪽같이 덮어 놓았더랜다. 고양이는 똥냄새가 워낙 고약하기 때문에 그 쌀을 몽땅 버렸다지. 그 후로 창고엔 고양이 출입금지가 되었다. 그것도 모르는 공룡은 쥐의 말만 듣고 헝겊을 깔아주었으니 오히려 냄새가 더 진동을 했다. 

 결국 고양이에게 필요한 것을 사러 가게에 들러 한아름을 사서 안고 집에 돌아왔는데 결정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왔다. 이쯤이면 공룡이 잊은 것이 무엇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이야기니까 조금 과장을 한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지인도 어린 아들을 데리고 근처에 쇼핑하러 나갔다가 혼자 집으로 돌아왔단다. 깜짝 놀라 다시 그곳으로 가보니 이미 아이는 없고 한참을 헤매다 집에 돌아와 보니 아이가 집에 있더란다. 혼자 알아서 찾아온 것. 

 공룡도 집에 와서야 그 사실을 깨닫고 찾아다니다 더 반가운 일을 만났다. 아, 그래서 뚱뚱한 고양이라고 했구나. 시골의 고양이도 새끼 낳을 때쯤이면 어찌나 뚱뚱해지는지 날렵한 모습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사실 이때까지 그냥 뚱뚱하고 움직일 의욕이 별로 없는 게으른 고양이로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러다 나중에 표지를 보니 알겠다. 왜 뚱뚱했는지. 그냥 고양이를 데려다가 함께 살게 된 공룡의 평범한 이야기인데도 읽다 보면 따스함이 느껴지고 피식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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