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생활 문화재 학교 - 박물관으로 간 조상들의 살림살이 재미있게 제대로 시리즈
이재정 지음, 신명환 그림 / 길벗어린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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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문화에 대단한 자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우리의 온돌방식은 정말 훌륭한 난방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거기에 먼지가 얼마나 많을까를 생각하면 괜히 걱정된다. 특히 신발을 신고 들어오니 아무리 청소를 한다해도 우리네만 할까 싶다. 물론 우리나라도 소파나 의자, 침대에서 생활하는, 그러니까 입식생활하는 사람이 많지만 적어도 바닥은 신발을 신고 들어오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훨씬 깨끗하다. 대신 우리의 전통 가옥이 단열면에서는 취약했다. 이처럼 일장일단이 있지만 온돌방식이 효율적이고 위생적인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방식이라고 보는 것이다. 때로는 서양의 방식이나 문화가 좋아보이고 부럽지만 온돌만은 절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생활 문화재라는 말에 어울리게 예전에 우리 생활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을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책이다. 처음에 한옥을 이야기하면서 온돌에 대한 걸 이야기하기에 잠시 흥분해서 온돌예찬론을 펼쳤다. 어느 나라나 자신들의 전통과 문화에 대해서 자부심도 있고 과학적이라고 하는 법이다. 한옥도 당시의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방식이다. 밖에서 대문을 통해 안채가 보이지 않도록 짤막한 담장을 쌓았던 구조를 안동 하회마을에서 본 기억도 있다. 대개 상류층의 가옥구조는 대문으로 들어오면 안채가 보이지 않도록 되어 있는데 류성룡의 집인 충효당이 그렇다. 만약 바로 안채가 있다면 밖이나 안에 담을 쌓았다. 이건 바로 여자와 남자의 역할이 확연히 구별되었으며 여자의 폐쇄적인 생활방식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처럼 주거형태 하나에도 그 나라의 문화가 들어있다. 

 안방에서 볼 수 있는 생활도구, 사랑방이나 부엌에서 볼 수 있는 생활도구와 의식주와 관련된 생활도구 등을 두루 보여주는데 때로는 어렸을 때 보았던 것도 있다. 어느 집에서 오래된 농을 본 기억도 난다. 보기엔 별로 크지 않았지만 의외로 옷이 많이 들어간다지. 원래 한복은 눕혀서 보관하기 편리하므로 걸어두는 것보다 이처럼 차곡차곡 넣어두는 방식을 택했을 것이다. 장과 농의 의미는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 사이사이에 있는 장식이며 문을 여는 방식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는 것 등을 알게 되었다. 학교라는 말의 의미가 이런 것이었나 보다. 소반 하나도 멋을 낸 것을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난다. 요즘의 상은 다리가 모두 네모 반듯하거나 기껏해야 살짝 굴곡을 넣은 것 뿐인데 여기에 있는 것들은 어찌나 멋지던지. 상다리 하나까지 이처럼 예술적으로 만들다니. 어렸을 때 이와 비슷한 소반을 본 기억이 있는데 그 때는 상다리를 왜 똑바로 만들지 않고 휘어지게 했나 싶었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러니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보이는 게 훨씬 많아질 것이다. '재미있게 제대로'라는 표지글의 의미를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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