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은 약손 국시꼬랭이 동네 18
이춘희 지음, 윤정주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상하게 어린시절이 별로 기억나지 않는다. 큰 일을 겪었던 것도 아닌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그나마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들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아이스케키에 대한 것이다. 그것도 온전히 내가 기억해낸 것이 아니라 엄마의 도움을 상당히 받았다. 이 책의 그림을 보니 바닥에 타일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아 시골은 아닌 듯하다. 시골이었으면 흙길이었을 테니까. 다시 내 이야기로 돌아와서 아이스케키 장사가 오면 비료포대를 들고 뛰어나갔다고 한다. 비료포를 몇 개 줘야 아이스케키 하나랑 바꿀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비료포를 들고 나갔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잡한 아이스크림이었겠지만 당시는 냉장고도 없었으니 그때나 맛볼 수 있는 것이었다.  

 욕심부리고 아이스케키를 두 개나 먹어 배탈이 난 동생에게 엄마가 했던 방식을 떠올리며 소금도 먹여보고 손도 따주려고 하지만 잘될 리 없다. 사실 손 따는 거 나도 못하겠다. 나를 따 주는 것도 싫고 내가 따 주는 것도 못한다. 다행히 연희 엄마가 와서 응급조치를 하니 배탈이 나아졌다. 엄마가 아픈 동생의 배를 문질러 주고 머리맡에 앉아서 간호하는 모습을 보니 언니는 샘이 나서 자기도 배가 아프다고 한다. 엄마는 모르는 척 언니의 배도 문질러 준다. 이처럼 엄마들이 꾀병인 줄 뻔히 알면서도 모르는 척 넘어가기도 한다. 몸이 아픈 게 아니라 마음이 아픈 것을 알기에.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지만 현재 어른들에게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다. 그럼 나는 아이가 배 아프다고 할 때 어떻게 해주었지? 아주 어렸을 때는 배를 문질러 주긴 했는데 이제는 그냥 약을 주고 만다. 커도 엄마의 손길을 느끼고 싶을 때가 있을지도 모른는데.  

 전통이라고 하면 왠지 거창하고 특별한 것처럼 생각되는데 이 책을 보면 그냥 내가 어린 시절에 겪었던 것들이 하나의 전통이 되고 문화가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점이 바로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역할이 아닌가 싶다. 배 아프면 엄마가 노래를 불러 주며 배를 문질러 주었던 일이 문화라는 생각, 전혀 못했다. 사실 이 시리즈가 한 권씩 나올 때마다 이제 더 나올 게 뭐가 있을까 싶은데 그래도 여전히 나오는 걸 보면 내가 너무 거창한 것만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다. 내가 생각지 못한 자투리 문화가 무엇이 또 있을까. 다음에 나올 이야기가 무엇인지 예측해보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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