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 언제나 행복한 공룡
데브 필키 글.그림, 임정재 옮김 / 사파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작가 이름을 보는 순간 '앗! 데브 필키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전부 사달라고 조르는 빤스맨 시리즈의 작가이며 무지무지 공감하며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입 냄새 나는 개>의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림이 세련된 맛은 없지만 뭐랄까, 진솔한 맛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여하튼 정겹게 느껴지는 그림이다. 

  알고 보니 이 책은 개정판이다. 크리스마스 즈음에 개정판이 나왔나 보다. 크리스마스를 막 보낸 다음에 봐서 그런지 처음 읽는데 공룡의 마음에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특히 둘째가 이번 크리스마스 때는 트리를 세우자고 조르던 차였기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거실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부담스럽고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것도 지저분해서 아예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지 않은 지 꽤 됐다.  

  공룡은 살아있는 나무를 베러 갔다가 무척 마음에 드는 나무를 발견했지만 주변의 경관과 잘 어울리는 나무를 차마 베지 못한다. 나는 귀찮아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안 꺼냈지만 공룡은 나무가 아름다워서 베지 못했다. 게다가 공룡은 거기에 직접 장식을 함으로써 나무도 살리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느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처음에 공룡이 나무를 베러 갈 때 자신의 만족을 위해 나무를 베는 것에 약간의 의구심을 가졌는데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공룡은 있는 그대로의 나무를 사랑할줄 아는, 그야말로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에 걸맞는 행동을 했다. 

  뿐만 아니라 저축한 돈으로 그동안 자신이 갖고 싶었던 물건을 사지만 결국 남의 아픔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공룡의 모습은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무엇인지 말해준다. 그렇다고 마냥 어른스러운 공룡의 모습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사탕으로 장식을 만들어 놓고 그게 너무 먹고 싶어서 야금야금 다 먹어 버리지만 결국 배가 아파서 고생하는 모습도 있다. 네 개의 이야기가 간략하면서도 의미있으며 가슴이 따스해지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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