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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너구리 삼총사 ㅣ 신나는 책읽기 28
이반디 지음, 홍선주 그림 / 창비 / 2010년 12월
평점 :
창비에서 개최하는 '좋은 어린이책 공모 수상작'을 즐겨보고 있다. 어찌어찌 하다 보면 수상작을 꼭 읽게 된다. 그런데 이건 신인문학상 수상작이란다. 이 책이 2009년 1회 수상작이라니 생소할 수밖에 없겠다.
아이들은 노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또한 놀 때는 오로지 노는 것에만 집중해서 천진난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너구리 삼총사의 모습을 보면 아이들 모습과 꼭 같다. 하긴 작가가 그것을 염두에 두고 썼으니 당연하겠지만.
짱이, 퉁이, 뚱이는 밥만 먹으면 만나서 노는 게 일이다. 삼총사가 어딘가 멋진 곳을 찾아가다가 만나는 꼼꼼 씨는 이름처럼 너무 꼼꼼해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겠다. 줄줄 씨는 모든 것을 책에서'만' 정보를 얻는다. 아마 상수리나무가 바로 옆에 있더라도 그것이 진짜 살아있는 상수리나무라는 사실은 모를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줄줄 꿰고 있어도 그건 단지 실생활에 이용하거나 응용할 수 있는 지혜는 되지 못하는 박제된 지식일 뿐이다. 그러나 너구리 삼총사는 꼼꼼 씨나 줄줄 씨의 그런 행동에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지 않고 자기에게 도움이 될 것 같으면 듣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떠나버린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아이들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무엇이 안 좋은지 은근슬쩍 이야기한다. 한쪽에서는 어린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비추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슬쩍 흘린다. 다만, 어린 독자가 이것을 얼마나 느낄지가 관건이지만 뭐, 모두가 꼭 그런 걸 느껴야 하는 건 아니니 그냥 재미있게 읽으면 그것으로 될 것이다.
파랑새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만고의 진리를 너구리를 통해 보여주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독재자에게는 용감하게 맞서야 한다는 것, 외모가 어떻든 성격이 어떻든 자신은 그저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실 처음 읽을 때는 세 편의 이야기가 너무 뻔한 듯해서 그럭저럭 읽었는데 인물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심사평에서 이야기하듯이 주제의식이 뚜렷하고 아이들 눈높이에서 잘 그리고 있다고나 할까. 그런데 작가의 말은 많이 식상하다. 이야기가 찾아와 주었다는 식의 말,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다. 이 작가는 처음으로 하는 이야기겠지만. 이젠 작가의 말에까지 투덜거리는 듯해서 조심스럽지만 솔직히 좀 그랬다.